무너진 성벽과 전소된 성문에 대해서 사역은 두 가지로 나뉜다. 완전히 무너진 곳은 새롭게 건축하는 것이고, 그래도 조금 남아 있는 것은 중수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성벽에 대한 적용이 아니라 현재 기독교의 상황, 그리고 나의 영적 상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역시 완전히 무너진 것과 약해진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완전히 무너진 면은 건축하고 약해진 것은 보수해야 한다. 성벽을 아예 다른 곳에 다시 쌓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성곽에 건축과 보수 혹은 중수가 이루어 진다.
히브리서 6:1-2에는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도의 초보를 버리고 죽은 행실을 회개함과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침례들과 안수와 죽은 자의 부활과 영원한 심판에 관한 교훈의 터를 다시 닦지 말고 완전한 데로 나아갈지니라"고 말씀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교훈 (교리라고도 이해할 수 있는)은 다시 생각할 것도 없이 이미 주어진 선물이다. 즉 이들은 다시 건축할 필요 없는 기독교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 외에 믿는 이들을 실족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중수가 필요하다.
성벽이라는 것이 사실 전술적인 면에서는 매우 유약하다. 한 곳만 무너지면 그 기능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조금만 무너져도 그 틈으로 적들이 침범하기 쉬워진다. 기독교가 많이 발전한 것 같지만 현실을 들여다 보면 이러한 무너진 틈이 종종 발견된다. 원수는 이러한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오늘 이러한 틈을 매꾸는 사역, 보수 사역하는 주의 종들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완전히 무너진 곳은 중수할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가 않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건축과 중수 사역을 감당한 이들의 목록이 나오는데, 5절은 드고아 귀족들의 행태를 고발한다. "그 다음은 드고아 사람들이 중수하였으나 그 귀족들은 그들의 주인들의 공사를 분담하지 아니하였으며" 라는 부분을 영어 NIV에서는 'their nobles would not put their shoulders to the work under their supervisors' 라고, NASB에서는 'their nobles did not support the work of their masters', 그리고 KJV에서는'their nobles put not their necks to the work of their LORD.'라고, 그리고 좀 쉽게 번역된 MSG에서는 'wouldn't work with their master and refused to get their hands dirty with such work'라고 번역했다.
이러한 번역에서 느끼는 것은 첫째 그들은 자신들이 소위 '귀족'이라고 '더러운 일'은 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손을 더럽히'건, '어깨를 빌려주'건, '목을 내주'건, '후원을 하'건 그러한 것들은 자신들의 위치에서 할만 한 것들이 아니라고 여겼다. 자신들에게도 분명 혜택이 돌아갈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돕지 않았고 단지 귀족이라는 신분으로 군림하려고만 했다. 현재 출석하는 ANC온누리의 장로님들과 목사님들이 존경스러운 이유 중에 하나는 군림하려는 자세 없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본을 보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그들은 자신들이 귀족들이라고 다른 이들의 지시 받는 것을 싫어했는데, 이는 결국 하나님을 거역하는 것이 됐다. 여러 번역에서 보지만, 그들은 '그들의 감독자들 밑에' 있기를 싫어했는데, 킹제임스에서는 이 '감독자들'을 '주' 즉 '여호와'로 번역했다. 주께서 세우신 감독자들의 말을 따르지 않는 것은 영적인 권위를 따르지 않는 것이기에 하나님께 거역하는 것이 된다. 건축이든 중수든 매우 큰 힘과 동역이 요구되는 사역인데, (소위 말하는 '성전건축'을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님) 이러한 사역은 공동체 의식이 먼저 요구되고 뜻이 하나로 뭉쳐져야 하며 솔선수범하는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 물론 하나님의 함께 하심이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영적인 일은 많은 부분에서 '더러운' 일이다. 폼나고 영광스러운 일들만 기대한다면 분명 실족하게 된다. 그래도 이러한 건축과 중수의 필요가 있어서 우리에게 할 일이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 보면 또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주님, 내 손을 드리고 어깨를 드리고 또 더 나아가 내 목을 내 놓고 주의 건축과 보수 사역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드리기 원합니다. 이러한 더러운 일이라도 주와 동행하는 영광을 보게 하시고 귀족 의식을 버리게 하소서. 오로지 주의 종이 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