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의 마지막이 좀 어설프다.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동화의 결말은 아니더라도 좀 소망이 가득찬 비전을 제시하면서 끝을 맺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하다.  결혼이 현실인 것 처럼 신앙 역시 현실임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스라엘 백성의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은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외양간에 소를 잃은 것 같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느헤미야는 마지막까지 과격한 방법을 쓰면서까지 개혁을 단행한다.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을 고치려는 모습이다.  외양간을 고치면 다시 소를 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종종 신앙 생활에서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유혹에 빠질 수도 있고, 패배감이나 허무감이 엄습할 때도 있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면서 혼란에 빠질 때도 있다.  나의 믿음이 이것 밖에 안되는지, 정말 주님은 내 안에 계시는지, 과연 내가 거듭난 사람인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주님의 은혜는 이러한 나를 건지신다. 그리고 다시 외양간을 고치게 하신다.  주님의 은혜는 나의 어떠함보다 훨씬 크시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