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지의 수신자는 "택하심을 받은 부녀와 그의 자녀들"인데, 이 '부녀'라는 단어를 영번역에서는 '레이디'라고 했다. 그런데 원어는 '쿠리아'로 신약에서 요한 2서에만 두번 나온다. 재미있게도 '주'라는 의미 '쿠리오'의 여성격이다. 즉 우리말로 궂이 번역하자면 '마님'인데, 이 인물은 특정한 인물이라고 하기보다는 '주'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된다. 동시에 수신자는 교회 즉 '그녀의 자녀들'이다. 요한은 어떤 특정 여인과 그의 자녀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와 그 안의 믿는 이들을 '참으로 사랑하'고 있다. 교회는 그 권위에 있어서 그리스도와 같은 '주'다. 한 국가의 지도자가 주를 섬기듯 나라를 섬겨야 하는 것 처럼, 한 교회의 리더십은 교회를 한 개인의 소유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운 마음으로 주님을 섬기듯 섬겨야 한다.
4절은 '너의 자녀들 중에 우리가 아버지께 받은 계명대로 진리를 행하는 자를 내가 보니 심히 기쁘도다'라고 하는데, 앞의 이유 때문에 '너'라는 번역보다는 '당신' 혹은 '그대'라는 번역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이 2인칭의 대상은 '장로'인 요한보다 더 높은 주, '쿠리아'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니'의 '보니'는 '발견하다'라는 의미의 단어인 '휴레카'인데, 소위 '유레카!'라는 말이다.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즉 '추구하는 이가 발견할 것이요' 에서의 '발견하다'이다. 그냥 교회 안에서 돌아다녀 보니 진리를 행하는 자가 눈에 띤 것이 아니라, 요한은 이러한 자녀들을 발견하려고 애쓰다가 즉 추구하다가 발견했고, 그래서 '심히 기뻤다'. 교회 안에 있는 자녀들이 모두 이렇게 '아버지께 받은 계명대로 진리를 행'해야 하겠지만 모두는 그렇지 못하는데, 이러한 이들을 발견할 때 매우 큰 기쁨이 된다.
5절에 '구하노니 (에로타오)'는 '질문하다, 요구하다' 등의 뜻이지만 눅 5:3에는 '기도하다'라는 의미로도 쓰였다. 즉 이 단어는 명령조의 동사가 아니라 예의를 갖춘 표현이다. 요한은 교회에게 '서로 아가페'할 것을 구하고 있다. 6절이 좀 헷갈리는데 '그리고 이것이 그 아가페인데 그의 계명들을 따라 우리가 걷고 있는 것, 이것이 그 계명인데 당신들이 맨 처음부터 듣는 대로 그 (계명) 안에서 걷고 있는 것이다'라고 한다. 쉽게 생각하면 아가페는 계명대로 사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앞의 계명은 복수이고 뒤는 단수이다. 앞뒤를 비교해 보면 '그 아가페'와 '그 계명'이 같이 '이것은 ~이다'로 되어 있다. 즉 '그 아가페'는 많은 계명들을 하나로 종합한 '그 계명'이 된다.
마지막 절에는 '선택받은 당신 자매의 자녀들이 당신께 문안드립니다'로 끝나는데, 요한은 지금 어느 지역의 교회에서 다른 지역의 교회로 편지를 쓰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지역에 있던지 교회는 하나로 그 생명과 본질은 주 (쿠리오) 그리스도와 동일한 '쿠리아'다. 그래서 각 지역의 교회들은 서로 자매들이 된다. 그리고 '그 아가페' 안에서, 또 주 그리스도 안에 하나다.
주님, 교회가 하나임을 봅니다. 부족한 사람들이 모인 모임이지만, 주께서 계시고 택하시고 거룩하게 하셨기에 '쿠리아'로 서게 되었음을 봅니다. 주님의 어떠하심을 각 지역에서 나타내는 귀한 주의 몸 되게 하소서. 각 지역의 교회들이 서로 문안하는 역사가 있게 하시고, 처음부터 받은 그 계명인 그 사랑 그 아가페를 행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