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유명한 시편이라 한 동안 여러 사투리 버전이 나오고 그 외 ‘TV는 나의 목자시니’ 등 패러디 버전도 여럿 있다.
원래 목자 혹은 목동이었던 다윗에게 있어 여호와 하나님을 자신의 목자라고 고백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다윗이 스케일이 크지 못하고 포부가 없어서 여호와를 고작 목자에 비교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가장 친숙한 것을 바탕으로 고백했을 것이다. 사실 여호와의 목자 되심은 그 분의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있다.
여호와의 목자로서의 어떠하심은 자신이 목동으로서 충성되이 섬겼던 때 또한 연상시켰을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고백은 뜬 구름 잡는 듯한 고백이 아니라 정말 그의 삶 속에서 여호와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한 것을 고백한 것이다. 이것은 각자의 신분과 직업에 상관없이 모든 믿는 이들이 여호와를 삶 속에서 체험하고 그 은혜를 고백할 수 있는 비밀을 가르쳐준다. 여호와는 나에게 모든 것 되신다. 사실 ‘여호와’라는 이름 즉 ‘나는 ~이다’ 라는 뜻은 ‘나는 (네가 원하는 모든 것) 이다’ 라는 의미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바라고 추구하는 그 모든 것의 실체는 여호와시다. 에덴 동산에서 단지 하나의 나무를 제외한 모든 나무 열매를 먹을 수 있었던 것 처럼 여호와는 나에게 바라는 그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이 되신다.
1. 여호와 내 목자신데 내가 뭘 더 바라겠나? (‘부족함’ 이라는 단어는 ‘적다’ ‘모자르다’ 등의 뜻)
2.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데 내가 만일 그 풀을 먹지 않고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그것은 나의 문제다. 얼마나 주님의 말씀이 풍성한가! 하지만 그에게 가서 먹고 마시지 않는 때 역시 얼마나 많은가.
3.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 먹고 살게 해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나를 소생시키시고 궁극적으로 의의 길로 인도하신다. 그것은 여호와의 이름, 그 구원의 이름에 영광을 돌리기 위함이다.
4.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원어에는 ‘גַּ֤ם 감’ 즉 ‘그래요’ ‘또한’ 등을 의미하는 단어로 시작한다. 즉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면 3절까지의 좋은 일도 있겠지만 ‘감, 또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 수도 있다는 의미다. 재미있는 것은 음침한 골짜기에서는 ‘빛’이 필요한 것 같은데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를 말씀한다. 사실 우리가 가끔 통과하는 골짜기는 어두운 것이 문제가 아니라 ‘사망의 골짜기’라는 것이 문제가 된다. 이 사망의 골짜기는 어쩌면 상대적으로 빛이 강해서 ‘그림자 shadow of death’가 생기는 골짜기다. 절대적인 가치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에 의해 시야가 가려지고 마음이 상한다. 그래서 목자되신 주님은 ‘지팡이와 막대기’를 가지고 ‘함께 하심’으로 우리를 인도하시는데, 지팡이는 우리를 제대로 가도록 톡톡 치시고, 막대기는 들짐승 같은 위험한 요소들을 때려 물리치는 것이다. (원어에는 순서가 막대기와 지팡이로 되어 있는 것 같다. 먼저 우리를 위험한 요소들로 부터 보호하시고 또한 톡톡 치며 인도하신다.)
5.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 혼자 상을 받는 것은 음식 자체만을 누리는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상을 함께 하는 것은 즐거움을 위한 것이지만, 원수 앞에서 상을 받는 것은 통쾌한 것이고, 머리에 기름이 부어지는 것은 영광스러운 것이며, 내 잔이 넘치는 것은 나의 모든 과거의 억울함은 물론 실존적 고통이 사라지는 포상이다. 풍성한 것은 적당한 것이 아니라 차고 넘치는 것이다. 주님께서 오시고 새 하늘과 새 땅이 임할 때, 죄와 사망은 사라지고 생명이 풍성할 것인데, ‘풍성한 생명’은 사실 이해하기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것은 체험의 문제다.
6.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 이러한 확신의 결론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사는 것이다. 시작도 여호와고 끝도 여호와다.
나에게 있어 나 역시 목자의 모습이 있고 목자의 일을 하는 부분이 있지만, 충성되게 할 때는 자체적으로 평가해서 매우 부족하다. 그럼에도 여호와께서 나의 목자이심을 고백하는데, 나는 충성되지 못한 목자, 다락방장, 부모지만 여호와께서는 항상 나에게 선한 목자이시고, 주님께서는 나를 위해 목숨을 버리셨음을 기억한다.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리신 목자, 우리의 목자시다! 왕이신 여호와께서 나의 개인적인 목자되신다! 그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 하신다! 성령께서 나에게 보혜사가 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