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4절의 말씀은 주님께서 나병 환자를 고치신 내용이다. 구약에 의하면 '나병'은 한센씨병을 포함한 그 외 여러 종류의 피부병임을 지칭하는 것인데, 죄로 인해 걸리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 사람이 언제부터 나병 환자였는지 나오지는 않지만, 아무튼 나병의 특징은 고질적으로 더러운 병이라는 것과 또한 대게의 경우 다른 이들에게 옮길 수 있는 '전염병' 이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온전히 아름답게 창조하셨지만 금하신 선악지식의 나무 열매를 먹음으로 타락했다. 이 지식 나무의 열매를 '먹은' 것이 문제였는데, 보아도 되고 만져도 되지만 먹으면 안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먹으면 마치 독이나 마약처럼 사람을 그 기운 아래 두고, 여러 기관을 망쳐놓고 결국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맨 처음 본 것이 그들의 벗은 모습이었는데, 창세기는 그들의 '눈이 밝아'졌다고 한다. 눈이 밝아지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밝아져서 먼저 본 것은 그들의 벗은 모습이라는 부정적인 것이었다.
나병은 정상적인 건강한 사람의 모습에서 벗어나 겉과 속을 문드러지게 하며, 더우기 전염성 때문에 격리시키는 병이다. 그래서 이러한 나병 환자는 구약에서 제사장이 진찰할 때도 손으로 만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주님은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었다 (13절). 주님께서 병을 고치신 방법은 많지만, 보통 주님의 '능력'과 '병고침'이 '나감'으로 병을 고치는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능력이 나간' 것은 혈우병 여자가 '주님을 만졌을 때'의 경우이지, 주님이 오늘 말씀처럼 '병자를 만지셨을 때'는 '능력이 나간' 것이라기 보다, 주님께서 그의 연약하고 더러움을 '가져가신' 것으로 이해가 된다. '깨끗함을 받으라'는 명령은 원어로 '깨끗해져라'는 말씀이다. 즉 '주님의 만지심'이 있고 그로 인해 '깨끗해졌음'을 의미한다.
보통 더러운 것과 깨끗한 것이 섞이면 깨끗한 것이 더러워진다. 하지만 예외는 있는데, 바로 성전과 제단은 여러 가지 것들을 깨끗하게 한다 (마 23:17, 19). 참된 성전이신 주님은 나병 환자의 더러움과 그 전염력을 만지심으로 깨끗하게 하신다. 이렇게 만지심을 당했던 그 나병환자는 당시 어떤 느낌이었을까? 아마도 매우 놀랐을 것이다. 그 누구도 더럽다고 만질 수 없는 자신에게 주님은 손을 대시며 '깨끗해져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복음은 우리의 죄인됨, 우리의 그 더러운 상태, 죄 아래 정죄된 것에서 구원을 선포하며 깨끗하게 한다.
바로 이어서 중풍병자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람들이 많아 들어갈 길이 없자 아예 지붕을 뜯고 '병자를 침상째 무리 가운데로 예수 앞에 달아 내'린다. 그리고 주님은 (침상을 매달아 내린 중풍병자 친구들인)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사람아, 너의 죄들이 사함받았다'고 말씀하신다. 분명 이 '사람'은 중풍병자이지만, '사람'이라는 말은 중풍병자 같은 상황 같은 모든 죄들에 묶인 인생 즉 우리 각 '사람'에게 하시는 말씀으로 들린다. 그런데 여기의 '죄'는 복수의 '죄들'이고 이는 이 중풍병자가 자의적으로 지은 죄들을 의미한다. 나병 환자는 죄로 인해 병이 생겼는지 아닌지는 보여주지 않지만, 그의 인생 자체가 죄의 권세 아래 있었음을 보여준다. 반면에 이 중풍병자의 상황은 먼저 그 죄의 권세 아래서 그가 자의적으로 범한 여러가지 죄들에 의해 병이 온 것을 말해준다.
'사함'이라는 단어는 지난 11절 '버려두고'라는 단어와 같은 '에삐에미'인데, '보내다, 놓다, 놓임받다, 떠나다, 버리다, 포기하다' 등의 의미이다. 주님은 우리의 죄들을 사해주시면서, 그 죄들로 우리를 떠나게 하시고, 그 죄과를 도말하셔서 우리로 벌받지 않게 하시며 두려움에서 구하신다. 우리는 주님의 능력으로 또한 죄를 떠난다.
주님, 우리를 먼저 깨끗게 하시고, 또한 우리가 범한 여러 가지 죄들과 실수들을 용납하시며 사해주심을 감사합니다. 우리는 베드로의 고백처럼 죄로 가득한 이들이지만, 주님께서 죽으심으로 이미 죄과를 도말하시고, 죄를 사하셨고,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기억합니다. 죄를 전염시키는 나병 환자라는 더러운 모습에서 온전히 해방시켜 주시고, 죄의 권세에서 벗어나 의를 행하며, 중풍병자의 친구들 처럼 함께 주님 앞으로 죄인을 데려옴으로 그들의 죄들이 사함받게 하는 믿음의 사람들 되게 하소서. 죄인으로서 나의 어떠함과, 죄가 가득한 죄의 기질의 사람에서 나를 이 시간 해방하시고 사하심을 온전히 다시 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