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인이 돌아와 보고하는데 ‘주의 이름 안’에 있을 때 그들에게 다이몬들이 복종하는 것을 체험함으로 그들은 기뻐했다. 그들에게 있어 그것은 놀라운 체험이었다. 하지만 20절에서 주님은 ‘귀신들이 너희에게 항복하는 것으로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고 말씀한다. 기적을 경험하거나 행하는 것은 구원과는 별 상관이 없다. 주의 이름으로 능력을 행하고 귀신을 쫓아도 주의 이름 ‘안에’서 행하지 않을 때 주님은 인정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마 7:23). 하지만 주님의 이름 안에 있을 때 그들의 이름은 하늘에 기록된다.
18절에는 갑자기 예수님께서 ‘사탄이 하늘로부터 번개 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다고 말씀한다. 사탄은 구약에서는 별로 언급이 없고 역대상과 스가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욥기에 등장한다. 그러다가 신약에 와서는 갑자기 그 활동도 많아지고 언급도 많아지는 것 같은데 아마도 이 구절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욥기를 보면 원래 사탄은 ‘하늘, 우라노’에 있었던 걸로 이해되지만, 주님은 '그 하늘로부터 번개 같이 떨어지는 (아오리스트) 것을 내가 보고 있었다 (미완료)' 라고 말씀한다.
사탄이 하늘로부터 떨어져서 그의 위치는 이제 ‘공중 air’이 되었다. 그래서 엡 2:2에는 “그 때에 너희가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 풍속을 좇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고 말씀한다. 그러다가 계 12:10에는 ‘… 밤낮 참소하던 자가 쫓겨났고’ 라고, 또 12절에는 ‘… 땅과 바다는 화 있을진저 이는 마귀가 자기의 때가 얼마 남지 않은 줄을 알므로 크게 분내어 너희에게 내려갔음이라 하더라’고 기록한다. 주님이 보고 계셨을 때 사탄은 하늘로부터 번개처럼 떨어졌고, 이제는 공중 권세를 잡고 있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것들은 그에게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후에 있을 환난의 때에는 사탄이 아예 땅으로 내려와 큰 화가 있을 것임을 본다.
19절에는 ‘권위’주심을 말씀하는데, 이 권위는 ‘뱀과 전갈을 밟으며 원수의 모든 능력을 제어할’ 권위이고, 결과적으로는 ‘너희를 해칠 자가 결코 없’을 것을 약속하신다. 재미있는 것은 ‘주었으니’는 원어의 시제가 현재 진행형이다. 즉 제자들에게 권위를 이미 주셨기 때문에 17절의 다이몬들이 복종한 것이 아니라, 다이몬들이 주의 이름 안에 있는 그들에게 복종한 것을 경험한 후에 주님께서 ‘너희에게 권위를 주고 있다’ 라고 말씀한다. 권위를 주시는 분도 주님이시다.
21절은 원어로 ‘그 시각 안에 예수께서는 영에게 매우 기뻐하시며’ 라고 시작한다. ‘성령’이 아니고 그냥 ‘영’이고, ‘안 en’이 아니고 ‘~에게 ~대해 to’ 이다. 누가는 왜 이런 표현을 쓰고 있을까? 아마도 ‘하나님은 영이시니’ 즉 영이신 하나님 아버지에 대해 말씀하고 계시는 것 같다. 아버지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영이시지만 천지의 주재이신데, 이런 것들에 대해 지혜롭고 슬기 있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어린 아이들에게는 나타내심을 감사하셨다. 그리고 이렇게 된 것이 결국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22-24절은 마치 요한 복음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주님 당신이 아버지 하나님과 하나이심을 계시하신다. 그리고 이러한 계시가 바로 21절의 ‘이런 것들’이다. 아버지 외에는 아들을 모르고, 아들과 아들이 계시해 주어서 알게 하는 이 외에는 아버지에 대해 알 수 없다. 즉 아버지를 알기 위해서는 아들이 보여 주셔야 하며, 보여 주실 때 아들을 통해 아버지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알게 하는 이’는 ‘사람들’ 복수가 아니라 ‘그’ 즉 단수이다. 단 한 명만 아들을 알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이 ‘보는 문제는’ 일대일임을 말씀하는 것 같다. 주님을 만나고 그분을 아는 것은 주님과 나만의 일대일 관계이다.
주 예수님, 모든 것은 주님을 위해 있고 주님을 통해서만이 가능함을 고백합니다. 소위 ‘하나님’ 혹은 ‘신’은 인간으로서 결코 알 수도 볼 수도 만날 수도 없는 분이시지만 아들 하나님을 통해 우리에게 계시되셨음을, 또 그것이 풋내기 같은 우리에게 허락되었음을 알 때 정말 기이합니다. 아들을 더 알게 하소서. 내 안에 더 밝혀 주소서. 주님을 육체로 알려고 하는 노력을 그치고 영이신 주님, 승천하신 주님, 이 시간 역사하시는 주님을 더 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