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유명한 구절이다. 종종 이 구절로 믿는 이들도 납세의 의무를 져야함을 말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런 의미가 아니다. 마 17:26에는 오히려 ‘그렇다면 아들들은 세를 면하리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주님은 후에 ‘우리가 그들이 실족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잡은 고기의 입에서 얻은 돈으로 세금을 내셨지만, 이 구절이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를 가지고 납세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물론 납세는 정직하게 해야 한다)
22절에 정탐꾼들이 ‘가이사에게 세를 바치는 것이 우리에게 가합니까 아닙니까’ 라고 묻는데, ‘바치다’는 말에서 그들의 간교함이 드러난다. 우리 말로 ‘바치다’는 존대지만, 헬라어 ‘디도미’는 그냥 ‘주다’이다. 반면에 주님께서 25절에 답하신 ‘주라’는 ‘아포디도미’인데 ‘아포’와 ‘디도미’의 합성어로 앞에 ‘아포’가 추가되었다. ‘아포’는 ‘분리’ 혹은 ‘근원’을 의미하는데, 그래서 ‘아포디도미’는 ‘따로 떼어놓음’을 의미하기도 하며, ‘지불하다, 보상하다, 팔다, 양보하다 (드리다)’ 등을 의미한다.
정탐꾼들은 마치 세금 내는 것이 나쁜 것 내지는 하찮은 것 혹은 별로 관심없는 것 처럼 약간은 빈정대는 말투로 묻는 것 같다. 21절에는 주님께 아첨하지만, 22절은 ‘그런데 말이죠, 우리가 가이사에게 세금 내는 것이 가능한 겁니까 아닙니까?’ 라고 떠보는 질문이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25절에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구별하여, 아포) 바치라’고 말씀한다.
이 ‘구별하는’ 문제는 24절에 말씀하는데, ‘데나리온 하나를 내게 보이라 누구의 형상과 글이 여기 있느냐’고 물으실 때 그들은 ‘가이사의 것’이라고 대답한다. 이 세상 모든 것에는 주인이 있고, 그 소유주의 형상이 묻어있다. 살아있는 모든 것에는 DNA가 있고, 무기질 역시 원자와 분자 그리고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어떠한 형상이 있을 수 있는데,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다 (롬 1:20).
주님의 이 대답은 곧 ‘너희들이 데나리온에는 가이사의 형상이 있다고 하지만, 과연 너희는 누구의 형상이냐?’ 라고 물으시는 것이다. 그들은 누구의 형상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사람이 창조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사람을 만드셨다. 사람에게는 DNA를 넘어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이 있다. 믿는 사람이건 아니건 그 원래 소유주는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타락한 후 주님의 구속하심으로 다시 살아났고, 이제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룬다 (갈 4:19 “나의 자녀들아 너희 속에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기까지 다시 너희를 위하여 해산하는 수고를 하노니”)
주님, 오늘 말씀을 통해 다시 저에게 물으심을 듣습니다. 저는 형편없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고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자녀되었을 고백합니다. 이제 더딜지라도 그리스도의 형상을 추구하며, 그리스도의 몸의 한 지체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나의 오늘 하루가 하나님께 바쳐지는 시간 되게 하소서. 내게 새겨진 하나님의 형상과 하나님의 인치심이 내 안에 더욱 분명해 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