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한쪽 끝에서 다른 끝을 향해 눈을 가리고 걸어가면 보통은 직선으로 가지 못하고 원을 그리며 빙빙 돈다고 한다.  곧게 갈 수 있는 방법은 있는 목적지를 정확하게 보고 눈을 가린 후 있는 힘을 다해 뛰어 가거나, 아니면 중간 중간 가끔씩 눈 가리개를 푸르고 확인하면 목적지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인생의 여로는 사실 넓고 텅 빈 운동장 같지는 않다.  곳곳에 장애물이 있고 지형도 높낮이가 다르며, 어떤 곳에는 웅덩이도 있고, 가끔 강도를 만날 수도 있고, 더우기 사람들이 붐비는 시장처럼 다양한 사람들과 부대끼게 된다.  이러한 곳에서는 목적지가 잘 보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 분명하지 않을 때도 많다.

아이들과 여행을 가면 가끔 are we there yet? 이라고 물어 온다.  차 안에서 몇 시간 앉아있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매우 지루하고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에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게임을 하든 영화를 보든 소셜미디어를 하든 하겠지만 그런 것들이 없을 때에는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광야를 거의 40년 동안 돌아다니던 이스라엘 백성 역시 이제 약속의 땅을 앞에 두고 다시 여기 저기 옮겨 다니는데, 10절부터 20절까지 10군데나 옮겨 다닌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신 40년은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그것이 죄의 결과이든 아니면 숫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든간에 그 수는 채워져야 한다.  We are almost there!

주님, 목적지가 분명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주님과 동행함이 먼저임을 압니다.  10군데가 넘는 곳을 거쳐도 주님이 함께 하시면 즐거운 일임을 고백합니다.  ‘언제까지’인지는 모르지만 인생에 연한이 있고 끝이 있음을 압니다.  우리를 인도하시는 주님께서 여러 일을 통과하며 우리를 단련시키시며 주님과 더욱 가까워지게 하심을 믿습니다.  새 예루살렘은 아직 내려오지 않았지만 주님과 함께 하면 그 어디나 하늘 나라가 되는 것을 체험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