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신념, 종교성 등이 집단으로 나타날 때는 (소위 collective behavior) 이성이나 양심을 압도해 버린다. 특히 고대에는 여러 이방 종교에서 인신 제물이나 유아 제물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난교가 나타나는데, 아마도 환각제가 들어간 술이나 마약 성분이 포함된 약초를 남용하여 황홀경을 맛봄으로 종교적 체험을 추구했을 것이다.

발람은 이를 알고 있었다. 해설에는 31 16 '보라 이들이 발람의 꾀를 따라 이스라엘 자손을 브올의 사건에서 여호와 앞에 범죄하게 하여 여호와의 회중 가운데에 염병이 일어나게 하였느니라'는 말씀을 인용하여 설명하는데, 계시록에서도 2:14 '그러나 네게 두어 가지 책망할 것이 있나니 거기 네게 발람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도다 발람이 발락을 가르쳐 이스라엘 자손 앞에 걸림돌을 놓아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였고 또 행음하게 하였느니라'고 기록한다. 발람은 떠나면서 발락에게 '힌트' 하나를 남겨놓은 것 같다.

인간의 기본적으로 강한 욕구인 성욕과 더불어 깊은 갈망인 종교적 체험이 어우러질 때, 그리고 이러한 것이 집단으로 나타날 때 사람은 양심도 저버리고 사회적 규율도 무시하며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간다. 6절은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회막 문에서 울 때에 이스라엘 자손 한 사람이 모세와 온 회중의 눈앞에 미디안의 한 여인을 데리고 그의 형제에게로 온지라'고 기록하는데, 다른 모든 형제들이 여호와의 명령에 울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미디안 여자를 당당히 데리고 들어와 음행을 한다. 아마도 성욕에 깊이 사로잡혔거나 혹은 집단 최면으로 양심을 잃었거나, 그도 아니면 마약 성분에 취한 상태로 보인다. 그리고 이 '마약'은 역병을 일으키게 한 근원일 수도 있다 (내 생각에).

이 음행을 행한 두 남녀의 이름과 출신을 기록하는데, 그들은 유력한 가문 출신이다. 이러한 이들이 음행을 당당히 한다면 다른 이들은 매우 쉽게 합류했을 것이고, 결국 24,000명이 죽는다.

이 때 '하나님을 위한 질투' 혹은 '거룩한 분노'를 가진 비느하스가 일어나 그들을 현장에서 죽인다. 그러자 역병이 그친다.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그와 그의 후손이 영원한 제사장 직분을 가질 것이라는 언약을 세우신다.

성이란 것에 대해 인간은 얼마나 약한가. 물론 나면서부터 고자된 자들도 소수 있기는 하겠지만 성문제에 대해 완전히 자유하고 해방되었다고 고백하는 이들은 찾기 힘들다. 그런데 성은 지극히 육적인 문제이지만 동시에 또 지극히 영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성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하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이러한 집단 최면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굽어진 상황에 대해 창을 드는 한 사람, 대세를 거스르는 '안디바 (anti-pas, against all 2:13)'가 필요하다.

주님, 저희는 연약하고 범죄하기 쉽습니다.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주님께서 우리의 남아 있는 죄악을 향한 창을 드시옵소서. 주님을 기쁘시게 하지 않는 여러 모습의 죄악들을 찌르시고 도말하소서. 종교적으로나 양심적으로, 특히 집단 최면을 신앙으로 믿지 말게 하시고, 나의 믿음이 정말 주님으로부터 온 것인지 돌아보게 하소서. 오늘을 거룩하게 하시고 주의 백성을 거룩하게 하소서. 주님의 말씀으로 온전하게 하소서. 세상을 이긴 믿음과 주님의 생명이 이 아침 풍성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