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과 칠칠절에 대한 말씀이다.  16절은 ‘첫째 달 열넷째 날은 … 유월절’이라고 말씀하는데, 그 중요한 유월절이 첫째 달임에도 왜 열넷째 날까지 기다릴까?  그 이유는 (내 생각에) 유월절 전의 사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월절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맨 처음 창조가 있었고, 타락이 있었고, 노아 사건이 지난 후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애굽으로 내려갔다가, 출애굽한 사건이 유월절 사건이다.  창조와 타락과 구속이 있다.  만일 유월절이 첫째 달 첫째 날이었다면 그 전 사건이 무시되어 역사가 없는 민족이 되는 것이다.

 

지난 9 1-3절에는 ‘애굽 땅에서 나온 다음 해 첫째 달에 여호와께서 시내 광야에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 이스라엘 자손에게 유월절을 그 정한 기일에 지키게 하라 / 그 정한 기일 곧 이 달 열넷째 날 해 질 때에 너희는 그것을 지키되 그 모든 율례와 그 모든 규례대로 지킬지니라’고 기록했는데, 유월절이 처음 시작된 출애굽기 12장을 보면, 유월절을 기준으로 ‘해의 첫 달’이 되었다 (12:1).  그런데 민 9:13이나 출 12:6절은 ‘해질 때에’ 라고 기록하며, 유월절과 출애굽은 ‘밤 (42)’에 이루어진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재미있게 그 ‘밤’이 또 ‘그 날 (41, 51)’이 된다.

 

창세기 1장에는 창조 후 첫 날을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 1:5)’라고 기록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라고 하며 그 다음 날을 말한다.  그렇다면 ‘첫째 날’은 처음 ‘빛이 있으라’ 하신 그 날일까 아니면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된 다음 날이 첫째 날일까?  유대인의 날에 대한 개념은 저녁부터 아침이라고 하는데,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1:1에서 창조 (히브리어, 바라)를 말씀하셨는데 3절의 ‘빛’이 있기 전에 2절은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고 기록한다.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의 창조인 ‘바라’를 말씀하시면서 2절은 이미 땅이 존재하고 흑암도 있고 땅을 덮은 깊음 ()도 등장한다.  그리고 첫째 날은 분명 ‘아침’으로 시작해야 하는데 ‘저녁’을 말씀하신다.  원래 하나님의 창조에는 ‘새벽 별’ 혹은 ‘아침’이 있었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창조는 너무도 아름다와서 이 ‘새벽 별들이 기뻐 노래하며 하나님의 아들들이 다 기뻐 소리를 질렀느니라’고 기록한다 ( 38:7). 

 

즉 이 말씀들을 통하여 창 1:1의 창조는 욥 38:7의 창조이고 아침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2절의 암울한 상태는 무언가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창세기 1장의 모든 ‘되다’와 ‘있다’라는 말이 히브리어 ‘하야’라는 말인데, 예를 들어 2절의 ‘땅이 혼돈하며 공허했다’는 ‘혼돈하고 공허해졌다’와 동일한 뜻이다.  이 단어는 후에 ‘빛이 있으라’ 그리고 5절에 ‘저녁이 되며’ 등등에서 계속 쓰인다.  특히 욥의 아내가 소금 기둥이 된 사건을 두고도 역시 이 ‘하야’가 쓰였다.  욥의 아내는 소금 기둥'이었다’가 아니라 ‘되었다’.

 

그래서 유추해 보면 창세기 1:1은 ‘아침’이지만 후에 무언가 잘못되어 땅과 우주가 심판을 받고 잘못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나서 하나님은 6일 동안 창조하시거나 혹은 ‘만드시고’, 각 날은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로 기록된다.

 

이 원리는 유월절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유월절 사건은 그냥 지켜야 하는 또 하나의 절기가 아니라 그 역사와 배경이 있는 날이다.  노예 생활을 끝내고 하나님의 심판이 넘어가며 (유월) 출애굽한 역사적 배경은 물론이지만, 사람의 창조와 관련해서 묵상할 것은, 첫째 날, 일곱째 날, 열넷째 날 등 일주일의 개념이 바로 창조와 안식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6일만에 창조하시고 (혹은 만드시고) 7일째 되는 날은 안식하셨다.  즉 모든 것을 완성하셨고 또 회복하셨다.  그런데 인간의 입장에서는 창조되자마자 다음 날이 안식일이었고 그는 처음 한 일이 ‘안식’이었다.  그래서 ‘첫째 날’에 안식하라고 말씀한다 (18).

 

지금으로는 첫째 날이 주일이고 토요일이 안식하는 날이지만,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첫째 날과 일곱째 날에 (25) ‘성회로 모이고 아무 일도 하지 말’라 하신다.  하나님에게 있어 안식일은 일곱째 날 토요일이지만, 인간에게 있어서는 출애굽의 유월한 바로 다음날인 첫째 날과 또한 안식일인 일곱째 날 모두가 안식의 날이다.  이것은 인간의 창조에 대한 안식이 있고, 그와 더불어 유월이 필요하고 구속이 필요하며 회복이 필요한 또 다른 안식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안식은 주님과 더불어 잔치하는 날 칠칠절로 이어진다.

 

주님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합니다.  유월절이나 칠칠절 혹은 모든 절기들이 사람을 괴롭게 하려고 만드신 것이 아니라 안식하며 하나님을 기억하며, 하나님과 사람 간에 더욱 친밀한 교제를 위한 것임을 압니다.  우리 생활에 여러 면에서 압박 받고 있지만 주님 안에 있을 때 먼저 주 안에서 안식해야 함을 알고 그 안식을 누리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