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39장까지는 예언의 말씀에서 잠간 벗어나 역사를 기록한 조금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내용이다.  1절은 ‘히스기야 왕 십사년에 앗수르 왕 산헤립이 올라와서 유다의 모든 견고한 성을 쳐서 취하니라’고 기록하는데, 벌써 유다 여러 성들은 함락됐고, 2절에는 앗수르 왕이 대군을 예루살렘에 보낸 것을 보여준다.  37 36절에는 십팔만 오천의 군사가 죽은 것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 ‘대군’이 어느 정도 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당시 그 조그만 나라를 함락시키기 위해 앗수르 왕 산헤립은 필요 이상의 대군을 보내는 것 같은데, 아마도 이것은 직접 싸우려기 보다는 그 숫자로 압도해서 의지를 상실하게 함으로 항복 받으려고 한 것이겠다

36장 내용은 열왕기하 18장 내용과 동일한데, 계속해서 랍사게는 심리전을 펼치는 것을 본다.  먼저 모든 견고한 성이 이미 함락된 현실을 상기시켜 주고, 애굽을 의지하는 것도 쓸데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더우기 영적인 도움을 구하는 것 즉 여호와를 의지하는 것 조차 부질없는 것이며 오히려 항복하는 것이 여호와의 뜻이라고 떠벌린다.  7절이 무슨 말인지 금방 이해가 되지 않지만, 잘 읽어보면 ‘너희들이 여호와를 의지한다고 하지만 여호와가 세운 왕 히스기야는 그의 여러 예배 처소였던 산당들과 제단들을 제거할 때 가만 있던 신이 아니냐?  겨우 예루살렘 한 곳의 제단 앞에서만 경배하라고 한 신이 아니냐?’ 로 이해할 수 있다.

랍사게는 유다 방언을 할 줄 아는 것으로 보아 유다 문화도 대충 이해했던 인물 같은데, 이러한 발언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만일 랍사게가 이방인으로서 유일신에 대해 깊은 이해가 없어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면 여호와는 자신의 예배 처소들이 무너지는 것을 방관하는 무력한 신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된다.  한편으로 만일 랍사게가 유다 문화를 간파하고 있었다면 히스기야의 종교 개혁이 결과적으로 별 효과가 없는 것임을 말함으로 민중을 부추기는 효과를 가져오는 발언인 동시에, 창세기 3장에서 뱀이 하나님 말씀을 왜곡했던 것 처럼 마치 예루살렘 한 곳의 제단으로 제한한 것이 여호와의 뜻이 아닌 것 처럼 들리게 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인간의 생각 처럼 다른 이방신 혹은 우상들 같이 많은 산당들이나 제단들이 필요한 분이 아니시다.  오직 한 분 하나님은 오직 한 제단을 원하신다.  어찌 됐든 현실적으로 유대 사람들과 히스기야가 답변하기 힘들게 만드는 발언이다.

 

믿음 생활에서 도전에 부딪힐 때 종종 이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데, 원수의 조롱은 합리적인 것 같이 들린다.  또 우리의 믿음을 이해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해 줄 수 있는 말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더우기 '과연 내가 하나님의 뜻을 잘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의심도 들 때가 있다. 

6:11은 ‘마귀의 간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으라’ 고 하는데, 과거 개역한글판은 ‘마귀의 궤계’ 라고 번역했다.  고후 2:11도 ‘이는 우리로 사단에게 속지 않게 하려 함이라 우리가 그 궤계를 알지 못하는 바가 아니로라’고 기록한다.  이러한 원수의 궤계에 대해 히스기야는 ‘대답하지 말라 (21)’고 조언하는데,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조언이다.

‘궤계’ 혹은 ‘간계’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사기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답을 시작하면 그 올무에 걸린다.  하지만 침묵하라는 것도 아니다.  다음 장 37장은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부탁하여 하나님 말씀을 듣고, 주께 기도하며 하나님을 높이는 내용이 나온다.  에베소서 6장 역시 이러한 마귀의 궤계에 대해 무방비 상태로 있는 것이 아니라 ‘전신갑주’를 입으며, 특히 결론적으로 성령의 검인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고 명한다.  우리가 인간의 상식으로 대응하고 답변하려는 시도는 원수에 궤계에 넘어가게 하지만 하나님 말씀을 붙들고 그것으로 원수에 대적하는 것은 반드시 취해야 하는 입장이다.

주님, 우리의 믿음을 흔드는 여러 궤계들과 도전들에 부딪힙니다.  이러한 것들에 휘말리지 않고 주님의 능력의 말씀으로 싸울 수 있도록 주의 교회를 세우소서.  인본주의, 진화론, 세속화, 동성욕 문제 등 계속해서 여러 도전들이 몰려 올 때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붙들게 하소서.  나의 생각은 전쟁터임을 압니다.  원수의 궤계의 불화살을 소멸하는 믿음의 방패로 두르게 하소서.  현실은 어렵게 보여도 그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믿음은 더 강해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