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천국 비유에 대한 고찰

신약성경에는 ‘천국’에 대한 언급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주님께서 공생애의 사역을 시작하시며 처음 선포하신 말씀 역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는 선언이었다. 일반적으로 ‘천국’이라는 단어는 완전한 유토피아를 연상시키지만, 주님께서 직접 제시하신 여러 비유 가운데에는 이러한 기대와 다른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기에 성경이 말하는 ‘천국’이 무엇인지 보다 면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가장 두드러지는 예는 마태복음 13장에 기록된 일련의 비유들이다. ‘네 가지 땅에 떨어진 씨’ 비유를 비롯하여, 일부 비유는 천국의 모습을 긍정적으로만 묘사하지 않는다. 첫 번째 비유에서도 주님은 천국이 단순히 아름답고 긍정적인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음을 말씀하신다. 19절에서 “아무나 천국 말씀을 듣고 깨닫지 못할 때”라는 구절은, 이어지는 모든 천국 비유가 **‘듣고 깨달음’**을 요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24절에서 “천국은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사람과 같으니”라는 말씀은, 천국이 **‘사람’**으로 비유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좋은 씨가 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가라지가 함께 자라는 현실을 경고하신다. 그리고 마지막 추수 때 가라지를 심판하신다는 언급을 통해, 이것 역시 천국의 한 모습임을 제시하신다.

다음으로 등장하는 겨자씨 비유는 흔히 ‘천국의 확장’으로 해석되지만, 본문의 흐름 전체에서 주님이 계속해서 부정적인 측면을 함께 언급하고 계심을 ‘듣고 깨달아야’ 한다. 겨자씨 한 알이 “자란 후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성장 형태가 아니며, 더구나 그 가지에 “공중의 새들”이 깃든다는 표현은 이미 앞선 4절과 19절에서 ‘악한 자가 와서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는다’고 해석된 바와 연결된다. 그렇다면 여기서의 새들은 ‘악한 자’, 곧 더러운 영들을 상징하며, 천국이라 불리는 영역 안에 부정적 요소가 침투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말씀이다.

이어지는 누룩 비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씨 뿌리는 비유에서 ‘사람’은 말씀을 주시는 하나님을 나타내는 반면, 본 비유에서는 ‘여자’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성경의 비유적 표현에서 ‘여자’는 종종 부정적 상징으로 사용된다. 또한 ‘누룩’이라는 단어는 신약 전체에서 긍정적으로 사용된 사례가 없다. 누룩은 본래보다 더 부풀게 하는 성질을 갖는데, 이는 인본주의적·이단적 요소가 스며들어 본질보다 과장되거나 왜곡된 모습을 띠게 되는 현상과 유사하다. (천주교)를 포함하여 현대 기독교 안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나타나는 바, 본 비유는 부정적 해석이 요구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44절부터 이어지는 여러 비유에는 ‘사람’, ‘장사꾼’ 등의 표현이 등장하고, 특히 마지막에는 ‘각종 물고기를 모는 그물’ 비유에서는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못 된 것은 내버리느니라”는 말씀이 제시된다. 뒤이어 “천사들이 와서 의인 중에서 악인을 갈라 내어 풀무 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갈리라”는 선언은, 천국의 비유 속에 심판과 분별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음을 분명히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