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합은 여호와의 선지자가 하는 말을 들었을까?  갈멜산의 사건 때문에 비로소 여호와의 능력을 알고 그를 인정했던 걸까?  그런데 좀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라 이제 더 이상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아합은 여호와의 선지자 밖에 들을 수가 없었고, 그것은 그의 자발적인 선택이 아니라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을 보여준다.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하는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여호와 밖에 없으니 할 수 없군’ 이다.  가끔 영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은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말씀에 순종해서라기 보다 그 외에는 선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한 궁지에 몰린 상황이 승리를 경험하게 한다.  그리고 선지자의 말 처럼 여호와가 여호와 인줄 알게 하기 위함이다. 

선지자는 고관 청년들 230명이 본을 보이고 왕이 먼저 싸움을 시작하라는 말 외에는 특별히 전략이나 전술을 말해주지 않는다.  더우기 이스라엘 모든 자손을 모아봤자 7천 명 밖에 안되는데, 지난 기록으로 보아 10지파 수로는 너무 적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승리했고, 승리했지만 자세한 경위나 과정을 설명하지 않았다.

그걸 보면 왕이 모든 것을 생각하고 계획하고 결정하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내 삶의 왕으로서 살기를 바라지만 나도 혼자서는 얼마나 무능한지 매 순간 느낀다.  그러고 보면 크게 사업에 성공한 리더들이 과연 그들의 리더십 만으로 성공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워렌 버핏, 마윈 등의 이름이 거론 되면서 그들의 성공을 분석하지만 그러한 성공 공식이 나에게 얼마나 적용될 수 있나…  그리고 내가 과연 그러한 성공을 원하는가.  이방은 성공의 원인을 분석하고 또한 동시에 오늘 말씀 처럼 패배한 벤하닷도 역시 패배의 원인을 분석한다.  하지만 분석으로 성공 혹은 승리하는 것이 아님을 본다.  승리의 원천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에서 큰 성공을 했더라도 잠간이다.  스티브 잡스는 벌써 갔고, 워런 버핏이나 빌게이츠도 늙어가고 마윈만 아직 젊다.

이 아침에 적용할 수 있는 말씀이 무언지 생각해 보니 바로 ‘본’을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먼저’ 싸움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죄인 되었을 때에 하나님은 우리와 교제하실 수 없으셨다.  나도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누가 잘못했던 서먹해진다.  하지만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롬 5:8)’의 말씀처럼 하나님은 사랑의 본을 보이신다.  고관들의 청년들이 먼저 서야했던 것 처럼 주님 안에서 먼저 섰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본을 보여야 한다.  먼저 화해와 용서의 손길을 보내야 한다.  또 왕이라면 경배를 받고 섬김을 받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찾아가서 싸움을 하는 것이 먼저다.  영적인 싸움은 내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것이고 먼저 화해하고 손을 내미는 것이다.  

아… 그런데 말이 쉽다.  나는 못한다.  궁지에 몰릴 때까지 하지 않는다. ㅠㅠ

오늘 말씀을 묵상하며 두 가지 반대가 되는 것 같아 보이는 구절이 생각난다.  성경에는 서로 부딪히는 것 같아 보이는 구절이 가끔 눈에 띤다. 

고전 9:24 에는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릴지라도 오직 상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상을 받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고 말씀하는데 오직 한 사람만 소위 천당 간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일등을 목표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전심으로 달리라는 말씀이다.

하지만 롬 9:16에는 ‘그런즉 원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달음박질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음이니라’ 고 말씀하며 결국 우리의 모든 달음박질과 노력보다는 주님의 긍휼히 여기심이 우선함을 말씀한다.

주님, 제가 정말 주님의 공로를 믿고 하나님이 먼저 오셔서 용서하시고 사랑하시고 본을 보이신 것을 믿는다면 저도 그렇게 행하게 도와 주소서.  아니,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주님의 그 은혜가 다시 저의 마음을 녹이시고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가능케 하시는 기적이 오늘 일어나게 하소서.  주의 도움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