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들이 재밌게 여기는 것은, 일반 개인의 의견은 저마다 다르고 각자 지식이나 이해의 수준도 그리 참고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여겨지지만, 많은 이들이 설문에 참여해서 데이터가 이루어지게 되면 학술적으로도 매우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학자들이 설문 내용을 토대로 하여 그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소위 말해서 ‘민중’ 혹은 일반 백성들의 바람과 의견은 그 자체로 큰 의미이며 ‘대세’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지난 10-15년간 일반 국민들의 바람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치가를 원하는 것을 보고 그 이유로 정권이 바뀌는 것을 보아온다.  물론 정권이 바뀌었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정세는 국민의 바람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어제 말씀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 아래 있음을 말하며, 그냥 되어지는 것 같아 보이는 일도 하나님의 섭리 아래 있음을 말해주는데, 오늘은 그 섭리 아래 여로보암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스라엘이 솔로몬 사후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분열되는데, 북이스라엘의 초대 임금이 바로 이 여로보암이다.  하나님의 예언을 통해 선지자 아히야가 그에게 열 지파를 주는 것으로 그는 후에 임금의 자리에 오르지만, 그의 이름을 보면 그러한 현상에 대해 사회학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사회학적인 해석을 하는 이유는 다시 말해 되어지는 모든 것에 하나님의 섭리가 있기 때문이다.

여로보암이라는 이름은 ‘백성이 많다’ 혹은 ‘백성이 더한다’ 라는 뜻인데, 그 말에는 ‘싸우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여로보암과 함께 등장하는 솔로몬의 후계자인 르호보암이라는 이와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고, 르호보암이라는 이름도 ‘백성을 번성케 함’ 이라는 뜻이 있기 때문에 더 그렇지만, 여로보암의 뜻은 ‘민심을 대신한다 (he pleads the people's cause)’ 라는 뜻이 매우 강하다.  28절에 여로보암을 ‘큰 용사’로 소개한 것을 보면 그는 과부의 아들로 출신은 미약했지만 아마도 그러한 출신의 인물로서 백성의 고달픔을 잘 이해하고 있고, 그러한 민심을 대변하는 인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영원할 것 같던 솔로몬의 강력하고 부유하던 시대는 그의 죽음으로 막을 내리고, 그의 통치 기간 40년 동안 일반 백성들의 삶을 생각해 보면 솔로몬의 그것에 비해 그리 좋았던 것 같지 않다.  계속되는 건축 공사에 동원되어야 했던 많은 백성들의 고달픈 삶에 비해 천 명의 후궁과 첩을 소유하고 우상 숭배를 일삼던 솔로몬의 통치가 일반 백성의 삶에 좋게 영향을 미칠리 없기 때문이다.  결국 솔로몬의 아들은 남쪽 지방 유다와 베냐민 만을 다스리게 되고 레위 지파를 제외한 10지파는 모두 민심의 대세였던 여로보암이 차지하게 된다.  민심이 천심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과연 민심이 항상 천심일까?  하나님은 그의 백성 모두에게 관심을 가지시고 거룩한 나라를 이루기 원하셨지만,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식은 항상 한 지도자를 통해, 혹은 각 역사의 마디마다 한 선지자를 통해 그의 말씀을 주셨고 (이스라엘 분열 후에는 동시대에 각 하나씩도 등장함을 본다), 그로 인해 백성들이 하나님을 따르게 하셨다.  이제 그 한 지도자는 그리스도시다. 즉 ‘또한 지도자라 칭함을 받지 말라 너희의 지도자는 한 분이시니 곧 그리스도시니라 (마 23:10)’ 라고 말씀하신다.

아쉽게도, 아니면 당연하게도 민심만 대변하는 여로보암은 후에 계속해서 부정적인 대명사로 거론되면서 구약에 95번이나 이름이 등장한다.  이에 비해 르호보암은 49번 만 등장한다.  거의 두 배나 많은 것은 ‘여로보암의 죄’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산당을 만들고, 정치적으로는 둘로 나뉘었지만 하나의 성전을 통해 본질적으로 하나로 존재해야 하는 하나님 나라에 분열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나라’가 아니라 ‘왕국’이다.  중우정치라고 비판받는 민주주의도 아니고 그를 보완했다는 공화국도 아닌 ‘왕국’이다.  하나님의 백성을 제대로 하나님께 인도하지 못하는 종들은 하나님께서 미워하시지만, 백성들이 제 멋대로 ‘그 소견대로 행하’기를 원하시는 것은 더욱 아니다.  여로보암의 경우를 보면 포퓰리즘은 우상 숭배를 낳는다.  

주여, 한 분 지도자이신 그리스도를 좇는 하나님 백성 되게 하소서. 오늘 우리 가정 모두에게, 다락방 식구들에게 지도자이신 그리스도를 보이시고, 세상의 소리에 현혹되지 않게 하소서.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려는 유혹을 이기게 하시고,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더라도 진리를 말해내게 하소서.  동성욕을 인정하고 그들에게 온정을 배푸는 것이 쿨하게 여겨지는 세대이고, 그것이 '대세'같이 느껴지지만, 이러한 것이 다른 죄들과 함께 하나님께서 인정하지 않으심을 알고 철저히 거부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