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성전 건축 조차도 하나님이 원래 의도하신 것은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13절에서 솔로몬은 ‘영원히 계실 처소’라고 하는데  성전이 그 후로 두 번이나 허물어지는 것을 보면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모세를 통해 성막을 주신 하나님께서는 방황을 끝내고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막이 아닌 성전을 주실 것을 원래 의도하셨을까?  

삼하 7:2에는 다윗이 ‘…나는 백향목 궁에 거하거늘 하나님의 궤는 휘장 가운데 있도다’ 라고 나단에게 말하자 나단은 ‘…여호와께서 왕과 함께 계시니 마음에 있는 모든 것을 행하소서… (삼하 7:3)’ 라고 대답 한다. 그런데 정작 하나님은 7절에서 ‘…내가 말하기를 너희가 어찌하여 나를 위하여 백향목 집을 건축하지 아니하였느냐고 말하였느냐’라고 말씀하시며 성전 건축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처럼 말씀하신다.  다윗의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하나님은 기쁘게 받으셨지만 성전 건축에 대해서는 별 말씀을 하지 않으신다.   

대상 17절에는 같은 내용이 나오면서12절에 ‘그는 나를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의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 라고 말씀하는 내용이 있고 그 내용이 오늘 솔로몬이 언급하는 ‘여호와께서 그의 입으로 내 아버지 다윗에게 말씀하신 것(15절)’ 이겠지만, 대상 17장 전체에도 정작 성전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은 그리 급하시지 않은 것 같다.  구약의 성전은 신약의 그리스도와 교회의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사실 후대에 사람들은 성전을 우상화했다.  살아계신 하나님과 또 그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으로 세상에 복이 되기 보다는 지어진 건축물만을 자랑했다.  그래서 주님은 ‘이 성전을 허물라 (물론 주님의 몸을 의미하셨지만)’ 고 말씀하신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파괴된 구약의 성전은 이제 그리스도와 주님의 몸된 교회로 그 참 모습이 드러났다.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교회 안에서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 아버지를 만나고 섬긴다.

주님, 눈에 보이는 어떤 웅장한 성취가 나의 자랑이 되지 않게 하소서.  하나님은 그 어떤 웅장한 것으로도 담을 수 없으신 분임을 고백합니다.  나는 나의 연약함을 자랑하고 나의 자랑은 오직 그리스도가 되기 원합니다.  내 마음 속에 숨겨진 자랑하고픈 마음을 다스리소서.  그것의 악함을 폭로하시고 그 추악함을 보게 하소서.  큰 교회를 자랑하지 말게 하시고 큰 건물을 의지하지 않게 하시고 우리가 낮아질 때 우리를 진정으로 웅장하게 건축하시는 아버지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