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건축된 솔로몬의 성전은 그 규모가 어마어마할 것 같지만 다음 장에서 보면 현대 건물에 비해 초라한 사이즈다.  물론 성전 자체만 그렇지 그 외의 외부 건축물 및 담장 등 부속 건물도 지었기 때문이지만 오늘 말씀에 기록된 동원 인력과 자재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너무 많다는 느낌을 주는 수이다.  

건축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집을 리모델 하면서 작지 않은 공사를 한 적이 있었고 그 전에도 몇 번 건축 도무미로 일한 적은 있었다.  일을 하며 느꼈던 것은 건축이라는 것이 상상외로 자재가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물론 경험이 없어 그랬지만, 내가 어림 잡아 계산한 예산에서 두 배는 더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조그만 집을 리모델 하는 것도 그러한데 건축이라는 것이 만만한 것이 아님을 배웠다.

구약의 성전 건축은 신약에서 교회의 건축, 즉 그리스도의 몸'을' 지어'져' 가는 것에 대한 그림자를 보여준다.  소위 말하는 교회 건물을 ‘성전’이라고 부르는 것은 성경의 기본을 모르고 또 그리스도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는 몰상식한 일이다.  물론 교회 건물은 ‘구별된’ 장소이기는 하지만, 그 건물이 후에 어떤 용도로 사용되어 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스라엘의 ‘성전’은 한 시대에 단 하나만 존재했었기에 '성전'으로 불릴 수 있었다.  솔로몬 시대 후에 북 이스라엘에서 여로보암이 남유다에만 존재하는 성전에 위협을 느껴서 자신만의 제단을 두 개 만든 것은 두고두고 이스라엘을 분열시켰으며 오늘의 기독교 역시 그러한 죄악을 답습하고 있다.  구약 시대나 주님 계셨던 당시에도 각지에 ‘회당’은 있었지만 성전은 단 하나였다.

그래서 우리의 성전은 단 하나 그리스도고 우리는 그의 몸으로 지어져 간다.  고전 3:16에는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라고 말씀하는데, 이 말씀을 개인적으로 이해하면 믿는 이들 안에 성령이 내주 하시기 때문에 우리 각 사람이 성전임을 말씀하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지만, 이 말씀의 뜻은 ‘너희’ 즉 한 사람이 아니라 믿는 이들을 가리킨다.  즉 단 한 분 그리스도를 믿는 그의 몸 교회로 지어져 가는 ‘우리’가 하나님의 성전이다.

그런데 이러한 성전을 건축하는 것, 그리스도의 몸으로 지어져 가는 것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솔론몬이 동원한 인부들의 수도 그렇지만 성전이 지어지기 위해 몇 가지 필요사항이 있었다.

첫째는 하나님의 때이다.  다윗의 힘으로도 할 수 있었지만 당시는 하나님의 때가 아니었다.  아직 사방에 원수들도 있었고 다윗 역시 피를 많이 흘림으로 적임자가 아니었다. 

둘째는 적임자다.  용사 다윗이 아닌 지혜자 솔로몬이 적임자가 되었다.  건축은 지혜로 하기 때문이다.  리더의 중요성은 항상 말해도 족하지 않다.  위대한 리더는 또 다른 귀한 미래의 리더나 일꾼들을 발굴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셋째는 환경적인 요인이다.  주위 나라 혹은 원수들을 제압하여 평화의 때가 와야 건축이 가능하다.  물론 후에 느헤미야서 에서는 성전 재건축과 방어를 동시에 했지만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환경적인 요인은 지금으로 보면 나와 관계 있는 주위 여러 가지 것들과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결국 문제를 일으키는 주된 요인은 내 안의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 (히 12:1)’임을 본다.  이러한 것들을 벗어 버려야 한다.

넷째는 솔선하여 돕는 손길들이 필요하다.  두로 왕 히람은 미리 신하들을 솔로몬에게 보낸다.  그는 ‘크게 기뻐’함으로 솔로몬의 사역을 돕는다.  

다섯째는 동원가능한 힘이다.  히람에게 재목에 해당하는 음식을 주는 것도 그렇고 183300명에 달하는, 지금으로 하면 대기업 고용인 수와 맞먹는 인력을 동원한다.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니 과연 오늘날 하나님의 전, 즉 교회(건물이 아닌)를 제대로 건축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부담감이 생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인만 갖추면 그 외의 것들은 의외로 술술 풀리게 된다.  하나님의 때와 그의 택한 지도자이다.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을 성취하심으로 이제 때는 항상 우리 앞에 있다.   요 7:6 에는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때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거니와 너희 때는 늘 준비되어 있느니라』 딤후 4:2 에는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  그리고 고후 6:2에는 『이르시되 내가 은혜 베풀 때에 너에게 듣고 구원의 날에 너를 도왔다 하셨으니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 라고 말씀한다.

우리 앞에 이미 허락된 그리스도의 때에 순종하며 서는 이들이 이 시대의 솔로몬들이다.  결코 만만치 않고 항상 새로운 도전이 있지만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  지혜를 주시는 하나님께 지혜를 구한다.  참된 지혜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 교회를 섬기려고 주님 앞에 헌신했던 주의 종들 중에 여러 이유로 이 만만하지 않은 사역을 떠난 이들에게 그 부르심을 ‘새롭게’ 하여 주시고 이 세대에 솔로몬의 지혜를 허락하소서.  어느 하나 제대로 되는 것 없고 내 맘대로 혹은 예상대로 되는 것 없지만 이 모든 것을 통해 모든 것이 합력해서 주님의 선을 이루는 것을 믿고 포기하지 않게 하시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믿음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