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 라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번 이사했다는 내용인데, 오늘 말씀에는 요셉이 애굽으로 이주했다가 후에 다시 돌아온 이야기가 나온다. 계속해서 꿈 속에 지시하심을 받아서 이주했는데, 그 이주한 이유는 예수님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였지만, 잘 생각해 보니 도합 세 번을 옮겼다.
눅 1:26에는 마리아의 고향이 갈릴리 나사렛이고, 또 눅 2:4에는 요셉 역시 그 지역 출신임을 밝히고 있다. 그들이 호적하러 (눅2:1) 요셉의 본적인 베들레헴에 갔다가 주님께서 태어나셨고, 꿈에 지시하심이 있어 애굽으로 이주해서 살다가 헤롯이 죽자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오는데 ‘아켈라오가 그의 아버지 헤롯을 이어 유대의 임금 됨을 듣고 거기로 가기를 무서워’함으로 훨씬 먼 길을 돌아 다시 전에 살던 나사렛으로 돌아간다. 요셉과 마리아의 원래 살던 지역이 나사렛이지만 오늘 말씀에는 그들이 사실 유대지방으로 가기 원했고, 두려움 때문에 다시 나사렛으로 갔다고 설명한다.
아이들을 낳고 키워보니 특히 미국에는 교육구가 좋은 지역으로 이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을 상기하면서, 아마도 요셉은 자기라 자란 나사렛 촌구석 보다는 예루살렘이 있는 유대로 가기를 원했을지도 모른다. 더우기 마리아의 성령 잉태는 나사렛으로의 귀환을 꺼리는 마음을 부추겼을지도 모르겠다. 아브라함도 창세기에서 여러 번 두려움과 걱정 때문에 남방으로 내려갔다가 혼을 난 적이 있었는데, 해석을 잘못하면 안되겠지만,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두려움도 사용하시는 것 같다.
예수님께서 나사렛 지방에서 성장하셨다는 것, 그리고 요셉과 마리아 모두 나사렛 출신이라는 점은 지금 보니 너무도 놀라운 것이다.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 (요 1:46)’ 라는 나다나엘 말 처럼, 나사렛은 척박하고 천박받는 지역이었다. 한국으로 보면 아마도 전라남도 촌구석이나 함경북도 변두리, 그리고 캘리포니아 엘에이 근방이면 아마도 흑인 동네 (지금은 멕시칸들이 더 많다) 왓츠 지역 정도가 아닐까? 이런 곳에서 인물이 나기 힘들고, 더군다나 이런 동네에서 성장한 아이가 좋은 인격을 갖추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는 말씀에 충만한 여인이었고 요셉 역시 의로운 사람이었으며, 그들을 통해 주님이 양육되셨다. 나다나엘의 ‘선한 것’은 아마도 인간의 기준으로 성공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었나 보다.
호적이라는 정치적 이유와, '꿈'이라는 지금으로 보면 다소 이해하기 힘든 이유 때문에 세 번 이주한 요셉 가족이 오늘 나에게 보여주는 것은, 환경을 중요시한 맹모의 교육열 보다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더 귀하다는 것이다. 어떨 때는 사업이 망해서 이사하는 경우도 있고 주위 환경이나 혹은 말 못할 두려움 때문에 살던 곳을 떠날 수도 있고, 또 하나님의 지시하심으로 선교지로 가는 분들도 계시지만, 하나님 사람의 이주는 하나님의 안배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감사함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주는 하나님께 사용 받고 있다는 뜻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주님, 어려서 이사를 많이 했던 것이 나에게 상처일 수도 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참으로 풍성한 경험을 한 것 같네요. 내가 어디를 가든지 또 어디에 있든지, 저희 아이들이 어디 출신인지 무엇을 하든지 주님의 인도하심 아래 있게 하옵소서. 주님을 따르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