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성적인 죄에 대해 ‘간음’과 ‘음행’이 주로 나오는데 간음은 28절 처럼 대게 남자가 자신의 아내외에 다른 이와 성적인 접촉을 하는 것을 말하지만, 32절 말씀을 보면 남자만 아닌 여자인 아내에게도 해당된다. 음행은 더 넓은 의미에서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해당하는 부적절한 성관계를 의미한다.
그런데 성적인 접촉은 보통 육체적인 것으로 이해하지만 주님은 천국의 기준으로는 간음이 마음의 문제임을 밝히신다. 음욕이 드는 것에 대해 빨리 물리치지 못하고 ‘품게’ 되면 간음이라고 하는데 이 ‘품다’의 ‘에피뚜미아’는 매우 강한 단어로, 품지만 않는다면 음욕이 아닐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품는 것에 대해 틈을 조금씩 내어줄 때 실패하게 되는데 우리의 마음이 그렇게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순간 순간 돌이켜야 한다.
‘오른 눈’과 ‘오른손’을 말씀하시는데 눈에도 ‘주안’ 즉 main eye가 있어서 두 개의 눈이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리드하게 되는데 보통 오른 눈이 많다. 그래서 보고 인식하는 것도 이 ‘오른 눈’으로 즉각하게 되며, 주님은 바로 이 자주 쓰는 오른 눈과 오른손이 실족하면 빼내버리거나 찍어 내버리라고 말씀하신다. 그러고 보면 사물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빠르고 또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실수를 야기하거나 실족하게 해서 몸 전체가 ‘지옥’에 던져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지옥’의 원어는 히브리어 ‘게헤나’로 원래 의미는 ‘힌놈 (탄식) 골짜기’인데, 예루살렘 남서쪽에 위치한 골짜기로 죽은 동물이나 흉악범 들의 사체가 불태워졌던 곳이라고 한다.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 때문에 굳이 ‘하데스’라는 헬라식 지옥 개념을 말씀할 필요가 없었겠지만 게헤나를 말씀하시는 주님의 의도는 뭘까? 아마도 이것은 먼 훗날이 아니라 깨나 실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라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 같다. 하데스나 불못 등은 영적이고 훗날 심판에서 이루어지지만 게헤나는 바로 옆 동네 현재 실존하고 있는 장소이고 진짜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장소다. 그만큼 천국에 대한 비밀은 오른 눈과 오른손을 찍어버리는 단호함이 있어야 함을 말씀한다. 물론 그렇다고 진짜 빼버리거나 찍어버리라는 말씀은 아닐 것이다. 이 말씀을 받은 제자들도 그렇게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맹세에 대해서도 말씀하시며 도무지 맹세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우리의 연약함과 악함은 우리가 맹세할 수 없는 존재임을 밝히신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이가 금전적인 약속이나 맹세를 하면 사기이고 웃음거리가 되듯이 인간은 맹세할 수 없는 존재다. 특히 천국의 기준으로는 맹세가 전혀 필요없는데 결코 나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이러한 여러 말씀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단지 천국의 높은 기준만을 말씀하고 계시는걸까? 아마도 다시 한번 인간의 힘과 노력으로는 하나님의 기준과 영광에 이르지 못함을 말씀하고 계시는 것 같다. 그래서 주님이 필요하다.
주님, 주 앞에서 또 사람들 앞에서 내세울 것이 없는 저 임을 고백합니다. 의지도 약해서 연약한 것을 단호히 제거할 힘도 없습니다. 주님 밖에 없습니다. 주님을 의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