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천국과 그 법을 선포하시고 산에서 내려오시자 처음으로 벌어진 일은 나병환자가 고침을 받은 일이었다. 나병환자는 희한하게도 주님께 ‘절’했는데, 이 단어는 ‘프로스쿠네오’라는 단어로 요한 복음 4장에서 많이 나온 ‘예배’라는 단어다. 즉 예배는 절이고 절하는 것은 예배이다. 그러면서 그는 주님을 ‘주여’라고 불렀다. 당시 이렇게 부르는 것이 흔한 것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랍비’나 선생 등으로 부르지 않고 ‘주’로 불렀고 이것을 그대로 ‘쿠리오’라고 헬라어로 번역한 것에는 의도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구약에는 여호와를 주로 불렀기 때문이다. 즉 이 나병환자는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그는 산상수훈을 숨어서 듣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주님을 하나님으로 믿고 예배했다. 그에게는 무리 중 그 누구 보다도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나와 절했고,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주님은 즉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이르시되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하시자 “즉시 그의 나병이 깨끗하여”졌다. ‘대시며’라는 말은 ‘안수’에 쓰인 단어와는 다른, 그냥 ‘touch라는 말이다. 사람을 막 누르고 때리고 하는 안수 기도는 좀 이상한 것이다. 살포시 손을 대기만 해도 주님은 치유를 주신다. 주님의 만지심이 필요하다.
전에 읽은 어떤 책 중에서 나병이라는 것이 전에는 그냥 살이 썩고 코가 문드러지고 손가락이 잘려 나가고 하는 이상한 병으로 인식됐었지만, 연구 결과 정상인이 느껴야 할 아픔을 느끼지 못함으로 발생하는 것임을 알아냈다. 즉 정상인은 손가락에 가시가 박히면 통증을 느끼고 가시를 빼내려 하지만 나병 환자는 그 아픔을 느끼지 못해서 그냥 방치해 두고 결과적으로 손가락이 썩어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썩어서 떨어져 나간다. 그것이 엉덩이면 엉덩이가 썩는 것이고 발이면 발이 썩는다.
영적 문둥병자가 바로 이런 것이다. 지체가 아파하는데, 썩어가고 있는데, 정작 그 아픔을 느끼지 못하고 아무런 손을 쓰지 않고 내버려 둔다. 아내가 아파하는데, 남편이 괴로워하는데, 자녀들이 갈등하는데 그러한 것을 돌아보지 못한다면 정상적인 가정이 아니다. 아… 지식이 많다고 영적인 것이 아니다. 주의 몸의 지체의 필요에 대해, 그 고통에 대해 동감할 수 없다면 그것이 바로 영적 문둥병자다. 주님, 나를 만져 주소서.
천국의 많은 것을 선포하신 산상수훈 후에 나병 환자 이야기 바로 다음에 백부장 하인을 고치시는 사건이 나온다. 왜 이렇게 치유하시는 사역이 두 번이나 반복될까? 내일 말씀에도 고치시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17절에는 이사야의 말씀을 인용하지만, 내가 느끼는 것은 천국의 선포에 대해 이제는 바로 그 천국의 실현을 보여 주고 계시는 것 같다. 주님이 천국이고 하늘의 권세이시다. 그래서 백부장은 그 원리를 알았기에 9절에 기록된 고백을 한다.
이 백부장이 귀한 것은 그는 아마도 주님의 말씀을 직접 들을 기회는 없었지만, 전해들은 말을 통해서라도 주님의 영적인 권위가 그 누구 보다 위에 있음을 직감했다. 더우기 그는 그 자신의 필요가 아니라 자신의 하인의 중풍병을 위해 주님께 나아왔는데, 아마도 그 하인은 로마인이 아니라 유대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타국인 그것도 아래 사람을 사랑하고 그 필요를 위해 주님께 나아왔으며, 더우기 주님께서 손을 댈 필요없이 말씀만 하셔도 이루실 것을 믿었던 정말 특이한 인물이다.
첫 번 나병 환자가 유대인이라면 두 번째 등장하는 이 백부장은 이방인인데, 나병 환자는 유대인이라도 율법적으로는 그 택한 백성 중에서 버림 받은, 이방인 축에 끼지도 못하는 가련한 인물이다. 백부장은 이방인이라도 영적 다스림의 원리를 안 사람이다. 그래서 주님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보지 못하였노라”고 선포하신다. 주님은 유대인의 버림 받은 인물부터 이방인에게 이르기까지 그에게 나오는 모두를 치유하시는 분이시다.
오늘 ANC온누리에서 월드비전 트럭 행사가 시작된다. 이런 저런 이유로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러한 것은 나의 불찰이 많지만, 그래도 이것이 주님의 일이라면, 주님의 종들이 이를 위해 주께 아뢰었다면, 주님은 그 권위로 사람들을 이끄실 것을 믿는다. 주님, 사람들이 주께 나아오게 하소서. 믿음 주소서. “가라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 아멘!
주는 모든 것의 주 되시니 나 그 권위 아래 있기 원해
그 안에서 모든 것 통일되니 나 그 아래 있기 원해
주님 말씀하시니 하늘 새롭게 되고
주님 선포하시니 땅이 움직이네
심판 후 물 위에 주의 영 어루만지심 같이
이 사망의 땅에 성령 부어시고 치유하시네
만유의 주, 만왕의 왕, 예수 그리스도!
주님, 이 모든 경이로운 일들은 오직 주님께 속한 것임을 고백합니다. 다만 나로 그 안에 속하게 하시고 함께 참예하는 자 되게 하소서. 나를 만지소서. 저는 영적으로 정말 답이 없는 문둥병자임을 고백합니다. 오늘도 만지시고 고치시고, 천국을 사모하며 주의 몸된 교회에, 그 사역에 쓰임받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