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절 말씀을 읽을 때 정말 ‘주님 어떻게 뱀같이 지혜로운 동시에 비둘기처럼 순결해질 수가 있습니까?’ 라고 푸념했다.  뱀과 비둘기가 어떻게 함께 갈 수 있을까? 

지혜롭다를 뜻하는 헬라어 ‘쁘로니모스’는 많은 곳에서 쓰였는데, 지난 7:24 반석 위에 집을 짓는 것이 지혜롭고, 기름을 준비한 지혜로운 열 처녀, 세상 자녀들이 빛의 자녀들 보다 그들 세대에는 더 지혜롭다 (눅 16:8) 등 그 단어 자체의 의미는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뱀일까?  그런데 이 ‘쁘로니모스’의 뜻 중 하나가 ‘자신의 관심에 몰두하다’인데 에덴 동산의 뱀이 과연 그런 모습을 보인 것 같다.  지혜로운 것은 명철하고 똑똑하다는 뜻도 되지만 다른 곳에 정신 팔리지 않고 자신의 목적한 바를 위해 그 외의 것은 모두 포기하며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다.  즉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명하신 것은 부르심에 대한 목적 의식을 정확히 하라는 것이다.  사역하다 보면 괜히 다른 것에 휘말려 들어 싸움이 시작되거나 동역해야 할 시간에 분쟁이 이는 것을 경험한다.  목적 의식이 확실하면 이러한 문제는 극복할 수 있다.

‘순결’이라는 단어 ‘아케라이오스’ 역시 ‘(포도주나 금속 등에 있어서 불순물 없이) 섞이지 않은, (특히 생각에 있어서) 악한 것과 섞이지 않은’ 이라는 뜻이다.  비둘기 하면 창세기 노아의 이야기가 먼저 떠오른다.  까마귀는 떠다니는 시체를 보고 제 길로 갔지만 비둘기는 처음에는 허탕쳤어도 나중에는 결국 올리브 잎사귀를 가지고 돌아 왔다.  그 보낸 목적을 달성했다.  주의 종들, 주님을 믿는 이들 역시 다른 것에 정신 팔리지 말고 주께서 맡기신 일에 충성해야 한다.  그러면 주님께서도 환경적으로도 깨끗하게 (가지 치기) 정리 해 주셔서 더 풍성히 맺게 하신다고 말씀하신다 (요 15:2).

그런데 17절 부터는 제자들을 보내시는 말씀을 하시다 갑자기 마지막 날에 대한 예언으로 넘어가신다.  마태복음은 이래서 신비롭다.  주로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거기에다 지금은 당시 제자들을 상대로 말씀하시는 내용이지만, 갑자기 오늘 말세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말씀하신다.  역사학자들이나 신학자들 그리고 슈바이처 같은 인물은 이러한 내용에 대해 주님께서 이스라엘의 임박한 멸망을 예견한 뜨거운 가슴을 지닌 젊은이라고 해석하기도 하고, 사실 주후 70년에 로마에 의해 예루살렘은 철저히 함락되었지만, 후에 나오는 23절의 ‘인자가 오리라’는 말씀이 아직 이루어 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예언은 단지 과거 예루살렘 함락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인자의 오심을 기다리는 우리에게도 역시 적용된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제자들이 주님의 사역을 함으로 사람들의 대접을 받기 보다는 오히려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을 말씀하신다 (22절).  같은 민족이 ‘공회’에 넘겨주고 ‘그들의 회당에서 채찍질하’게 된다.  같은 하나님을 믿는 다는 이들에게 배척을 받고, 더우기 이방인들인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 가’게 된다.  주님 따르는 것이 이리도 힘드나?  주님의 의도는 무엇인가?  그냥 평범하고 평온하게 살면 안되는가?

37-39절 말씀은 이에 대해 주님의 확고한 답이 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물론 사랑해야 하지만)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물론 사랑하지만)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며 /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니라 /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

결론적으로 이 모든 고난과 주께 대한 확고함과 순결함에 대해 ‘상’이 있음을 말씀한다.  주님께서 고약하셔서 제자들을 이러한 고난을 겪게 하시는 것이 아니라 이런 모든 고난을 통해 예비된 상을 받기 원하신다. 

주님을 바라볼 때 주 나의 지혜 되셔

주님만 앙망할 때 주 나의 순결 되셔

예수님 말씀하시니 세상과 나 사라지고

그 임재 주 따르는 자에게 풍성한 상되시네

주님, 오늘 말씀은 사실 저로 주눅들게 합니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라는 주님의 음성을 의지합니다.  성령께서 믿는 이들 안에서 말씀하실 것임도 믿고 위로 받습니다.  주님, 믿음 주시고, 갈라지고 나뉘어지는 나의 마음과 생각을 지혜롭고 순결하게 하옵소서.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나의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아버지 하나님께 구합니다.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실 줄 믿습니다.  내 안의 능력이시고 지혜이신 성령을 의지합니다.  지금도 여러 곳에서 주님을 섬기는 주의 종들의 위로와 풍성함이 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