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자기 영역이라는 것이 있어서 같은 종이라도 그 영역을 침범하면 피가 튀게 싸운다. 사람에게도 '개인 영역 (Personal Space)'이라는 것이 있어서 심리적으로 또 공간적으로도 자기만의 영역을 세우고, 만일 그 영역이 침범당하면 불편함을 느끼고 심하면 동물들처럼 사나워진다.
오늘 말씀 악어로 묘사된 애굽 역시 '자기 영역'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나일강 혹은 강 혹은 강들 등으로 표현했다. 특히 지난 29:3은 "이 강은 내 것이라 내가 나를 위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지난 장들을 보면 애굽이 특별히 나쁘고 크게 죄를 지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물론 무력으로 주위 나라를 힘들게는 했겠지만 그것이 특별히 애굽만의 죄는 아니다. 강대국이 일어나면 주변국을 압제하고 침범했던 예는 수없이 많다.
그래서 애굽의 죄는 그 첫째 이유가 다른 이들을 힘들게 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교만'이다. 막강한 국력으로 스스로 교만해졌고, '내 강'에 집착했으며, 그 안에서 하는 것들은 그 어느 것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보통 죄는 관계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잘못되면 하나님께 죄를 짓는 것이고 다른 이들과의 관계가 잘못되면 다른 이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그렇기에 혼자 있을 때, 자신의 개인 영역 안에서의 일은 상대적으로 죄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곧 나의 복음에 이른 바와 같이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사람들의 은밀한 것을 심판하시는 그 날이라 (롬 2:16)'고 성경은 말하는데,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해를 주지 않아도 하나님을 떠나서 혼자 무엇이든 의미없는 일에 몰두 하는 것 역시 죄가 될 수 있음을 밝힌다. 사실 그것은 가장 큰 죄고 교만인데, 사람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목적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혼자 자기 영역 안에서 안이하게 살도록 만들지 않으시고, 다른 이들과 섞이고 하나님을 알아가며 그분과 올바른 관계를 맺도록 지으셨다.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좋은 면도 있지만, 그 대상이 악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단절, 그리고 다른 이들에 대한 것이라면 고립으로 가는 것이고, 삶의 목적을 잃는 가장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주님, 나의 영역을 사랑하고 그 안에서 계속 왕으로 남으려는 저의 어떠함이 슬픈 노래로 끝나지 않게 하소서. 나의 영혼에게 명하여 '너는 주를 바라라, 너는 주를 높이라, 너는 주를 사랑하라'고 선포합니다. 부부간 몸이 섞여짐으로 자기 영역이 공유되는 것 처럼, 주와 교회가 '한 영'임으로 온전히 하나된 것을 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