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무척 길어졌다… 오늘 말씀에는 ‘파수꾼’이라는 말이 나온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에스겔을 파수꾼으로 세우셨는데 (7절), 파수꾼이 나팔을 불어 경고할 때 이를 무시해서 듣지 않고 망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듣지 않은 그들 책임이지만, 만일 파수꾼이 제대로 경고를 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준비를 하지 못해 망하게 되면 그 피를 파수꾼에게 찾으시겠다는 말씀이다.
파수꾼의 의무는 두 가지인데, 첫째는 깨어서 항상 주위를 살피는 것이고, 둘째는 적이 감지되면 나팔을 불어 경고하는 것이다. 신약에서는 ‘파수꾼 watchman’이라는 단어는 없지만 그에 해당하는 ‘watch’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데, ‘보다’라는 뜻도 있지만, ‘깨어있다’는 뜻으로 많이 쓰였다 (고후 6:5 등). 세상에는 참된 평화가 없고 원수는 우는 사자처럼 삼킬 자를 찾는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이 땅에서의 삶은 항상 전쟁이고 그리스도인으로서 깨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 아쉬운 것이 있다. 아무래도 구약 경륜이다보니 악인과 의인에 대한 결과는 이 짧은 인생을 조금 더 사느냐 아니면 좀 일찍 죽느냐에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의인이나 악인이나 모두 죽는다. 그래서 신약 경륜의 관점으로 재해석이 필요한데, 금생의 평안이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구약에 비해, 신약은 내세지향적인 면이 강하다. 하지만 주의할 것은 내세지향적으로 치중하게 되면 금생의 많은 것들에 대해 외면하거나 도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영광스럽던 초대 교회의 모습과, 모라비안, 재침례파, 그리고 퀘이커 등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분명 ‘새 하늘과 새 땅’이라는 ‘내세적 천국’은 있지만, 동시에 ‘하나님 나라 (왕국 kingdom)’는 주님 오심으로 이미 임했고, 이 땅에서 믿는 이들이 추구하며 이루어가는 king - domain 인데, 그렇기 때문에 이 땅에서 정치성을 띠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기독교는 정치와 분리되어야 한다는 말을 기독교는 정치에 아예 끼어들지 말고 종교적인 것만 신경써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교회의 영적 거세를 꾀하는 마귀의 거짓말이고 잘못된 세뇌다. ‘하나님의 나라’라는 말 자체가 정치성을 띤 것이고 이는 후에 온전히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질 때를 기다리는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그렇지만 하나님 나라는 우리들의 힘과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기독교 혹은 종교가 정치를 좌지우지하게 될 때 많은 문제를 낳는 것을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서 사는 동안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영적으로 추구하고, 서로 사랑하는 실행면도 물론 있지만, 정치 참여도 간과할 수 없는데, 그 중 하나가 투표 행사다.
미국 시민으로서 투표에 참여할 때 느끼는 절망감은 두 가지 인데, 하나는 법안의 내용이 일반인이 충분히 이해하기 힘든 것을 물론, 그 결과에 대한 설명 자체도 매우 미묘하고 애매해서 전혀 다른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라는 면에서, 더우기 ‘미합중국’ 이라는 면이 매우 독특한 선거와 투표 방식을 만들어 내는데, 결과적으로 ‘죽은 표’가 많이 양상된다. 그래서 어떠한 법안에 대해 전체 표수가 훨씬 많아도 선거구에 따라 결정되는 법안에 대해서는 나의 한 표가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러한 ‘죽은 표’를 없애려고 노력하며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는 한국의 선거법이나 선거방식이 오히려 더 선진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한국은 이제 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기독당’이 나온다고 한다. 지난 십수년 동안 기독교 이름으로 나온 정당은 계속 있었지만, 한 명도 국회에 보내지 못하고 좌절했다. 이슬람 세력이 강해지는 때에 한국 내에서 기독당은 매우 필요한 상황이 되었지만, 아쉽게도 한국 전체 기독교를 대표하여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독교 정당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에도 셋이나 되는 기독교 정당이 등록을 마쳤다. 기독교가 너무나 분리되어 정당 조차 하나로 통일하지 못하고 있는데, 과연 이 땅에서 ‘파수꾼’이 되어 한 목소리로 나팔을 불 수 있는 이들은 누구인가?
주님, 영적으로 깨어 있고, 이 땅의 정치에도 영향을 미쳐서 원수가 두려워하는 주의 몸된 교회가 되기 원합니다. 갈리고 찢어진 이 땅의 ‘교회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회개하게 하소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고 현세를 부인하지 말게 하시고,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에 변화를 가져오는 ‘바라는 것들의 실상’인 믿음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