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뭘까? 아무리 강한 군병들로 일어섰다해도 그들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오합지졸일 뿐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인들이 33% 정도라고 하는데, 기독교 내부를 들여다 보면 갈라져도 너무 갈라져서 정말 33%라는 수치에 의미가 있나 하는 의심이 든다. 물론 이슬람이나 다른 종교들 역시 그 내부를 들여다 보면 나름대로 심각한 분열이 있고, 그 차이들 때문에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갈등하는 것을 보지만, ‘하나됨’은 남의 문제가 아니라 한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의 문제다.
16절은 “인자야 너는 막대기 하나를 가져다가 그 위에 유다와 그 짝 이스라엘 자손이라 쓰고 또 다른 막대기 하나를 가지고 그 위에 에브라임의 막대기 곧 요셉과 그 짝 이스라엘 온 족속이라 쓰고” 라고 했는데, 남유다와 북이스라엘이 하나가 되는 문제에 대해 왜 주님께서는 ‘유다와 그 짝 이스라엘 자손’ 그리고 ‘에브라임의 막대기 곧 요셉과 그 짝 이스라엘 온 족속’이라고 하셨을까? 그리고 그 둘을 합해서 하나 되게 만드셨는데, 그렇다면 그 둘이 다른 것이라는 뜻이 되지만, 문제는 둘 모두 ‘이스라엘’을 언급하셨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것이 핵심이다! 모두 ‘원래부터 이스라엘’이지만, 갈려서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나뉘었다. 하지만 원래의 정체성은 이스라엘이다. 마찬가지로 교회도 원래부터 ‘교회’다. 천주교도, 로만카톨릭도, 러시아정교회나 그리스정교회, 혹은 콥트 교회, 개신교 여러 교파나 그 외 여러가지 이름은 무의미하다. 원래가 주님의 교회만이 존재한다. 하지만 철저히 분열되었다… 그 원인은 뭘까..
우상 숭배와 더러운 죄를 말씀하시는데, 그러한 것들 때문에 분열이 오는 걸까 아니면 분열이 온 결과로 우상숭배와 죄 짓는 것이 있는 걸까? 얼핏보면 우상을 숭배하고 여러 더러운 죄를 지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님께서 심판하셔서 나라가 갈리고 망했던 것 같지만, 23절은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 분열과 우상 숭배는 서로에게 연관성이 있어서 한 하나님을 섬길 때 왕국이 하나로 서는 것 처럼, 우상을 섬길 때 왕국은 분열되고, 동시에 분열될 때 더 이상 하나님을 섬기지 못하고 우상을 따르며 더러운 죄를 짓게 된다. 오늘 갈리고 갈린 기독교는 과연 한 분 하나님을 섬기는가? 하나님을 섬긴다고는 하지만 분열의 상황을 보면 아마도 하나님을 섬기고 있지 않는 것 같고, 이 분열의 문제 자체에 대해서도 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엡 4:3에는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고 말씀한다. 성령께서 하나 되게 하신 것이 있는데 (혹은 원어적으로는 ‘영 안의 하나됨’), 그것을 교회는 ‘힘써 지켜야’ 함을 명령한다. 성령께서 하나되게 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별로 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영적인’ 문제이기에 느슨하게 받을 수도 있지만, 이 문제는 ‘힘써 지켜야’하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고, 4장 1절부터 6절까지의 모든 주제는 ‘하나됨’이다. 한 하나님을 섬기기 때문이다.
이 ‘힘써’라는 단어는 ‘스푸다조’라는 말로 ‘빨리 하다, 서두르다, 열심을 내다, 힘을 다해 노력하다’ 등의 뜻이다. 같은 단어가 여러 곳에서 ‘빨리 하다’의 뜻으로 많이 쓰였지만, 히 4:11에는 “그러므로 우리가 저 안식에 들어가기를 힘쓸지니 이는 누구든지 저 순종하지 아니하는 본에 빠지지 않게 하려 함이라” 에서는 마찬가지로 ‘힘쓸지니’로 쓰였다. ‘저 안식에 들어가’는 문제와 ‘하나됨을 지키는’ 문제는 동일하게 '빨리 힘써 해야 하는' 어떠한 것이다. 기독교의 분열은 소위 ‘천국 가는 문제’와 동일한 문제이기에 그냥 놔두어서는 안되는 매우 심각한 것이다.
분열은 영적인 문제이고 죄악의 결과 혹은 그 원인이며, 하나님께서 한 분이심을 믿지 않는 매우 질이 나쁜 죄다. 평안의 매는 줄은 하나님과의 다툼이 그칠 때 가능한데, 주님과 하나 되려면 나는 없어져야 하고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만 사셔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회가 주님과 하나 되려면 그리스도 외의 정체성은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 그럼으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킬 수 있다. 천국에서는, 새 하늘과 새 땅에서는 장로교도, 감리교도, 침례교도, 순복음교도, 개혁신학도 없고 오직 주 안에 '한 새 사람' 교회만이 있을 뿐이다 (엡 2:15).
주님, 마치 고질병을 달고 사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여기는 가련한 병자의 모습 처럼 분열의 문제를 어쩔 수 없다고 놔두지 말게 하시고, 영 안의 하나됨을 회복하여 주시고 이를 위해 힘써 지킬 수 있는 이상을 주소서. 원수의 조소함이 들립니다. 주님은 승리하셨사오니 우리도 하나되어 승리자로 서게 하소서. 그리스도 외에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음을 선포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