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역개정판이 개역한글판에 비해 여러 부분에서 나아지긴 했지만 오히려 번역이 더 잘못된 부분도 있고 원어에 비하면 아직도 부족한 것들이 눈에 띤다.  특히 모든 ‘경배’를 ‘예배’로 오역했는데, ‘예배’라는 말은 문자적으로 ‘예를 갖추는 절 (예라는 말 자체도 ‘절’이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이라는 의미지만 현실에서는 의식을 따라 행하는 ‘제사’를 연상케 한다면, ‘경배 (존경하며 절함)’는 그 자체로 ‘절’이다불교의 사원을 ‘절’이라 부르는 것도 거기에서 우상에게 ‘절’을 하기 때문이고, 무슬림들이 매일 다섯번 하는 것 역시 ‘절’이다.  (나도 이러한 ‘절’을 주님 앞에 매일 4-5번씩 하고 있다)

 

29절 마지막 ‘경배하니라’와 30절 마지막 ‘예배하니라’ 모두 히브리 원어는 ‘샤ㅋ하ㅎ’로 ‘경배하다’ 즉 ‘절하다’를 의미하며 이것은 개정역에서 ‘예배’ 혹은 '경배'로 번역된 헬라어 ‘프로스쿠네오’와 동일하다그렇기 때문에 생명의 삶 두 개의 부제 ‘온 이스라엘의 경배’와 ‘하나님이 예비하시고 도우신 예배’는 ‘온 이스라엘의 제사’ 그리고 ‘하나님이 예비하시고 도우신 제사’가 되어야 한다이 문제가 왜 중요한지 모른다면 묵상이 필요하다예배는 예식이나 의식이 아니라 ‘영 안에서 그리고 참 (현실, 알레떼이아) 안에서 ( 4:24)’의 삶이기 때문이다.

 

히스기야가 회중에게 원하는대로 제물을 가져오라고 하자 여러 종류의 많은 제물들을 가져왔는데, 34절은 ‘그런데 제사장이 부족하여 그 모든 번제 짐승들의 가죽을 능히 벗기지 못하는 고로 그의 형제 레위 사람들이 그 일을 마치기까지 돕고 다른 제사장들이 성결하게 하기까지 기다렸으니 이는 레위 사람들의 성결하게 함이 제사장들보다 성심이 있었음이라’고 기록한다그런데 이것은 원래 하나님의 율법을 따른 것이 아니었다아마도 ‘이 일이 갑자기 되었 (36)’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원래 레 1:2에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여호와께 예물을 드리려거든 가축 중에서 소나 양으로 예물을 드릴지니라’고 하며, 4절은 ‘그는 번제물의 머리에 안수할지니..’ 그리고 5절은 ‘그는 여호와 앞에서 그 수송아지를 잡을 것이요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은 그 피를 가져다가 회막 문 앞 제단 사방에 뿌릴 것이며’ 그리고 6절은 ‘그는 또 그 번제물의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뜰 것이요’ 라고 되어 있다.

 

즉 제사장들이 하는 일은 그 피를 가져다가 뿌리는 것이고, 나중에는 제단에 제물을 태우는 것이다그 전에 제물을 죽이고, 그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뜨는 것은 ‘그 (3인칭 단수)’ 즉 제물을 가져오는 각 사람이다그는 가져온 동물에 안수를 한 후에  자신에 의해 죽임 받고 가죽이 벗겨지고 각이 떠지는 제물을 보면서, 그것이 원래는 자기 자신이었을 것을 뼈 깊이 인식했을 것이다주님께서 명하신 주님의 만찬 또한 그러한데, 주님께서는 성만찬에 대해 ‘나를 기념하라 ( 22:19, 고전 11:24-25)’고 하셨고, 바울은 고전 11:26에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고 말한다즉 우리는 모일 때마다 성찬을 해야 하며, 그것은 주님의 죽으심, 우리를 위한 제물로서 그가 찟겨지셨음을 기억하는 것이다.

 

요즘 우리가 ‘드리는’ ‘예배’는 얼마나 편한가?  아마도 이러한 편함이 이 역대하 29장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우리는 냉난방이 갖추어진 좋은 시설과 편안한 의자에 앉아 인도자가 하라는 대로 따라 하다가, 그리 길지 않은 설교를 듣고 또 나머지 의식을 따라하다가 한시간 내외로 마치는 너무도 편한 ‘예배’를 하고 있다참된 예배는 삶이며, 모여서 함께 할 때는 모두가  자신이 일주일 동안 누리고 경험했던 참된 제물이신 그리스도를 가지고 와서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이 ‘제사’에 임해야 한다목회자들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제물의 가죽을 벗기고 각을 떠 달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비록 준비가 미흡하고 제사장들이 충분히 자신을 성결하게 하지 못했기에 그 수가 부족했지만 레위인들이 일어나 함께 했다는 것이다.  믿는 이들은 이제 레위인을 넘어 모두가 제사장들이다그리스도의 단번에 드려짐으로, 오직 그 분의 공로 그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는 성결하게 되었다물론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점은 채우고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하겠지만, 각자 삶 속에서 누리며 경험하는 그리스도가 계셔야 하며 그분이 오직 하나님께서 받으실만한 참 제물이심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이것이 없다면 주일에 모여 ‘드리는’ ‘예배’는 헛것이 아닌가?

 

주님, 갑자기 되어졌던 이 일처럼 주님의 부흥을 가져 오소서나의 육신을 비롯한 이 세대는 도무지 소망이 없어 보이지만 주님께서는 많은 주의 백성들을 준비시키셨음을 믿습니다오늘도 오직 주님 앞에 무릎꿇어 절하는 주의 백성들을 부르시고 영광받아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