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씀 중 특이한 것은 11절 ‘내가 또 그 곳에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과 더불어 세우신 언약을 넣은 궤를 두었노라 하니라’ 부분이다이 ‘언약’은 분명 하나님께서 직접 십계명을 세긴 두 돌판을 의미하는데 ( 10:4-5), 사실 십계명은 그 말대로 ‘계명’ 즉 ‘명령’이지 ‘언약’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굳이 언약의 내용을 포함하는 것은 출 20:5-6, 12절 등이고 그 외에는 모두 단도직입적인 ‘명령’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주님께서 ‘가장 큰 계명’에 대해 십계명을 인용하지 않으시고 먼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같이 사랑하라( 22:37 39)고 하신 것을 언급하셨다는 점인데, 여기서 특이한 것은 이 ‘계명’의 시제이다히브리어는 완료와 미완료 시제 밖에는 없고, 그래서 십계명의 거의 모든 명령어는 ‘미완료’인데 (8절 ‘안식일을 지키라’는 ‘Infinitive Absolute’ 그리고 12절 ‘부모를 공경하라’는 확실한 명령형으로 되어 있다), 유독 신 6:5절의 ‘사랑하라’는 완료형이다.

 

미완료형은 헬라어의 현재진행형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사랑하고 있으라’의 의미 즉 명령으로 들리지만, 여기에는 완료로서 한번의 사랑으로 완료된 것을 말한다하지만 이 구절을 헬라어로 기록한 마 22장에는 그 동사 시제가 미래형으로 되어 있다보통 거의 모든 명령어가 신약에서는 현재진행형 내지는 아오리스트로 되어 있지만, 이 구절은 미래형인데, 즉 이것은 우리에게 명하시는 의미라기 보다는 우리가 그렇게 하게 될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즉 현재는 우리가 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언젠가는 정말 우리의 마음과 혼과 생각을 다해 하나님을 완전하고 온전하게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즉 이 명령은 언약이 된다!

 

요 8:11에 간음하다 잡힌 여인에게 주님께서는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하셨는데, 시제는 현재진행형으로 분명 명령형이지만, 이 명령은 불가능하게 보이는 것을 강압적으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말씀 자체에 능력이 있어 그 여인이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게 하신다는 언약이 된다이러한 형태의 구절들은 신약과 구약에 적지 않게 등장하는데, 명령어의 시제가 현재진행형이 아니라 아오리스트나 미래형인 것을 찾으면 그 실마리가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명령들은 순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이러한 것을 ‘언약’으로 이해하면 그 순종의 길은 바로 ‘쌍방형’이며 ‘관계’가 핵심임을 깨닫는다예를 들어 요 13:34은 우리 말에는 ‘서로 사랑하라’로 되어 있어서 명령형으로 들리지만, 원어에는 요 15:12와도 동일한데, ‘사랑하라’의 원어는 ‘아가파테’로 2인칭 복수에 현재진행형 동사이다. 그런데 특이하게 ‘명령형 imperative’이 아니라 ‘가정형 subjunctive’이다. 즉 ‘하라’로만은 번역할 수 없고 ‘만일 할 수 있다면’의 의미를 내포한다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인데, 현실에서 이것을 명령으로 받는다면 항상 좌절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사랑하라고 해서 사랑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특히 주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하는 (아오리스트 시제) 것 처럼 너희도 사랑하라 (위 설명과 동일한 동사형태)’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도무지 불가능하다하지만 주님께서는 바로 다음 35절에 그 가능성에 대한 해답을 주신다.

 

35절은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고 말씀하시는데, 원어로는 ‘사랑하면’이 아니라 ‘너희 서로 안에 아가페를 소유하고 있다면 (역시 가정형)’으로 되어있다. 즉 이것은 현재로서 ‘사랑하는’ 문제가 아니라 ‘아가페를 소유’하는 문제다. 이제 믿음을 통해 은혜로 구원받은 우리지만 아직도 죄성으로 가득한 존재로서 하나님의 거룩한 속성인 아가페를 우리 힘으로는 행할 수 없다하지만 그 아가페를 소유할 수는 있다즉 이것은 다시 말해 ‘언약’이다주님께서는 우리로 주님의 능력과 그 영으로 주님의 거룩한 기준과 영광에 이를 수 있도록 하신다!

 

주님, 주님의 명령은 언약임을 깨닫습니다주님의 말씀은 생명이며 능력임을 알고 이를 붙잡습니다주님은 우리의 길이시고 목적이십니다.

 

 

십계명

( 20:3)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 20:4)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 20:5)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나 네 하나님 여호와는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 20:6)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 20:7)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여호와는 그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

( 20:8)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 20:9)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 20:10)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 20:11)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

( 20:12)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 20:13) 살인하지 말라

( 20:14) 간음하지 말라

( 20:15) 도둑질하지 말라

( 20:16)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라

( 20:17)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

 

 

( 34:28) 모세가 여호와와 함께 사십 일 사십 야를 거기 있으면서 떡도 먹지 아니하였고 물도 마시지 아니하였으며 여호와께서는 언약의 말씀 곧 십계명을 그 판들에 기록하셨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