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기초를 놓고 나서 20년이 훨씬 지나서야 비로소 성전이 완성된다. 사실 건물들은 기초공사만 끝나면 올리는 것은 금방인데, 기초 공사의 그 감격 후에 또 세월이 흐르고 나이든 이들은 죽어간다…
하나님의 거룩한 일은 반드시 항상 잘되고 쉽게 이루어질거라고 생각하고 기대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오히려 더 많은 것 같다. 원수의 방해와 우리의 게으름과 하나님과 리더십에 대한 불순종이 항상 문제다. 하지만 여러 방해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은 이루어진다. 또한 게으른 우리지만 ‘충성되게 여기셔서 (딤전 1:12)’ 우리에게 일을 맡기신다.
오늘 내가 건축해야할 성전은 무엇인가? 가정을 위한 일들, 직장에서 일하는 것, 교회 일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정말 그 모든 것보다 우선 하는 ‘성전 건축’은 무엇일가? 건물을 거룩하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지만, 그 건물 짓는 것은 사람에게 맡기셨다. 개인적인 거룩한 삶과 단체적인 교회 생활 즉 성도들의 참된 교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성전이 건축되자 봉헌식을 올리는데 많은 제물로 속죄제를 드리고 성전 봉사의 일을 하는 사람들의 위치가 정해진다. 드디어 시작이다. 하지만 정말 시작은 첫째달 14일 유월절로 시작한다. 재미있는 것은 19절에 ‘사로잡혔던 자의 자손이’ 유월절을 지켰다는 구절이다. 그냥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해도 됐을텐데 굳이 ‘사로잡혔던 자의 자손’이라고 한다. 이 말은 그 옛날 처음 유월절을 경험했던 출애굽 당시의 노예신분이었던 그들을 말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얼마되지 않은 과거 바벨론과 바사 제국에 의해 끌려가고 사로잡혔던 자신들의 모습을 되뇌이게 한다.
우리의 정체성 중에는 분명 과거 사로잡혔던 모습이 있다. 그래서 유월절이 필요하다. 참된 유월절이신 그리스도 예수가 필요하다. 이 유월절이, 즉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첫째 달로 인도하신다. 그리스도께서 계시지 않으면 시작이 없다. 안식이 없다. 마치 창세기에서 인간이 처음 창조되고 나서 바로 다음 날 하나님께서 안식하셨고 인간에게는 처음 주어진 일이 안식이었듯이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시작과 안식을 주신다. 주님 안에서 시작하고 주님 안에서 안식을 누리는 것, 그것이 참된 예배이다.
주님 오늘 내 마음과 생각이 나누이지 않고 주님 안에서 안식을 누리게 하소서. 원수의 방해에 대항하게 하시고, 게으르고 불순종하는 몸을 쳐 복종케 하는 마음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