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천명의 사슴이라는 시는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로 시작해서 ’관이 향기로운 너는’이라는 글로 사슴의 영광이 긴 목과 아름다운 뿔임을 말한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프다는 이유에 대해 작가의 본 뜻은 다를 수 있지만 많은 경우 사람들은 모가지와 뿔 때문에 사슴이 나무에 걸려서 포식자에게 잡혀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이해한다.  그리고 그것은 꽤 설득력있게 들린다.  자신이 가진 아름다움과 재능이 오히려 자신에게 독이되는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주위에 건강을 자랑하다 당뇨에 걸려 힘든 삶을 사는 이들도 보고, 돈이나 외모를 자랑하다 안타까운 결말을 짓는 사람들을 본다.  압살롬의 경우도 그의 아름다운 머리털 때문에 나중에는 죽임을 당한다.

성경에서는 외모에 대한 칭찬이 많이 있다.  다윗의 경우 ‘빛이 붉고 눈이 빼어나고 얼굴이 아름답더라 (삼상 16:12)’ 라고 말하고, 아비가일도 그렇고 아가서 등 많은 경우 성경은 좋은 인물에 좋은 심성을 가진 이들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예외가 있는데 오늘 말씀의 압살롬의 경우다.  그리고 외모지상주의를 경계한다.  사람들은 그의 ‘아름다움을 크게 칭찬했고’ (25절) 그의 딸도 무척 아름다왔다.  하지만 그의 성품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주위에도 그런 경우를 본다.  외모적인 면으로는 아름답지만 몇마디 나누다 보면 별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함께 일하는 분들 중에 50이 넘은 흑인 아주머니가 있는데 외모적으로는 내세울 것이 별로 없는 분이다.  흑인들 중에도 미녀 미남들이 많이 있지만, 중년의 이 아주머니는 외모로는 그리 호감이 가지 않는 분이다.  하지만 언젠가 이 분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그의 아름다운 성품이 대화를 통해 묻어나왔다.  나를 편하게 대해주고 또 존경하는 어투로 말을 해 주었다.

어려서 배운 노래 중에 ‘어여뻐도 못가요 하나님 나라’라는 가사가 있다.  하지만 요즘 교회들은 어여쁜 사람들만 천국 가게 하는 것 같다.  아니 사실 교회까지 갈 것도 없이 내 생각에도 어여쁜 사람들은 천국가야 할 것 같다.  못가면 슬픈 것 같다. 외모지상주의는 영을 좀 먹는다.  잠언 31장 30절 유명한 구절은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라고 말씀하시지만 이 ‘거짓되고 헛된 것’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돈과 시간과 관심을 투자하는가.

마지막 절에는 두 미남 부자가 입맞추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을 영화로 만들었다면 멋진 컷이 되었을 것이지만, 그 입맞춤은 비극의 시작이다.  잘생긴 두 부자의 비극이다.

주님, 아이들이나 다른 이들을 대할 때 외모를 칭찬할 때가 많았음을 고백합니다.  나의 칭찬이 그들에게 독이 되지 않게 하시고, 이제 주님이 원하시는 칭찬을 할 수 있게 나의 관점이 변하게 하소서.  여호와를 경외하는 아름다움을 먼저 볼 수 있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