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틀간 감기로 고생을 하다가 오늘 일을 나왔다. 감기에 걸려 고생하는 나를 보면 한심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감기를 통해 쉴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것 같다.
믿는 이들은 모두 왕같은 제사장이라고 하는데 나의 삶 속에서 나는 왕 같지도 제사장 같지도 않은 것 같다. 왕이면 따르는 백성들과 그만한 권리며 위치 등이 있어야 폼나는데, 오히려 섬겨야 한다는 말씀은 논리적이지 않은 것 같고, 또 약속의 말씀은 멀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오늘 말씀에서 전에 보지 못했던 것 하나를 보는데, 왕의 모습이 백성을 다스리고 인도하는데 면이 분명 중요하지만, 또 하나의 모습과 책임은 바로 전쟁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내 삶 속에서 나는 얼마나 싸우고 있는가? 아마도 싸우지 않아서 혹은 싸우기 싫어서 왕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왕은 자신의 백성을 위해 항상 싸운다. 그리고 적의 끊임없는 공격에 대하여도 또 싸운다. 어떨 때는 일부러 싸움을 건다. 삶이 힘든 것은 그만큼 싸울 것이 많다는 뜻이겠다. 그래야 삶에 긴장이 있고 또 많은 것을 배운다.
아이들이 별 문제 없이 큰다고 그냥 하는대로 놔둔다면 제대로 키우는 것이 아닐 것이다. 공부를 잘해도 말씀은 잘 보고 있는지,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외하는지, 다른 이들에 대한 배려가 있는지 등 여러 가지를 점검해 보고 거기에 대한 ‘싸움’을 걸어야 제대로 키우는 것이다. 물론 방법론에 대한 문제가 있지만, 모든 면에서 ‘싸우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내 자신을 보면 많은 때 ‘좋은게 좋은 것’이라는 태도로 문제가 있으면 될 수 있으면 피하고 돌아간 것 같은데, 다윗처럼 주님께 물어보고 ‘싸울까요?’라고 다소 '영적으로 '호전적인 모습이 참된 왕으로서의 삶이 아닌가 한다.
주님께서는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라고 말씀하셨지만, 그 말씀이 우리가 이제 더이상 싸울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피흘리기까지 (히12:4)’ 싸울 것이 남았다.
이번 감기 때문에 고생하면서 감기약에 대해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낮에 먹는 감기약과 밤에 먹는 것의 성분이 차이가 딱 하나 있었는데, 다른 성분은 모두 같지만 밤에 먹는 것에는 항히스타민제 2밀리 그램이 포함되 있었다. 항히스타민제는 쉽게 말하면 우리 몸이 감기 바이러스에 대항할 때 일으키는 반응 들 예를 들어 재채기나 콧물 등을 억제하는 성분이다. 이것은 사람 몸을 노곤하고 졸리게 하기 때문에 밤에만 사용한다. 즉 싸우는 반응을 억제해서 잠을 잘 자게 만든다.
내가 지금 편하게 잘 살고 있다면 나는 영적으로 자고 있는 것이다. 영적 항히스타민제가 투여된 것이다. ‘편안함’과 ‘평안함’의 차이는 내가 영적 싸움을 통과하는가 아닌가에 있는 것 같다.
주님, 싸움은 두렵고 한면으로 귀찮은 것임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왕으로서의 삶을 살도록 싸움터로 몰아내시는 주님의 인도함을 거역하지 말게 하시고, 오늘 싸우게 하시고, 싸움을 걸게 하소서. 이미 승리하신 주님의 승리에 붙어있게 하시고, 싸움을 통해서만 누리는 승리를 맛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