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 계속 드는 의문이지만, 특히 오늘 말씀에서는 더욱 더 궁금해진다. 도대체 당시 다윗의 나이는 어느정도 였을까? 그의 양치기 경험을 보면 그가 적어도 어린 아이는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지만,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20세는 안된 것 같다. 그렇다면 틴에이져였는데, 사울이 그래도 자기 갑옷을 한 번 입어보라고 한 것으로 보아 키가 그렇게 작은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물론 사울은 훨씬 컸지만)
그런 틴에이져가 오늘 보이는 일처리는 정말이지 빈틈이 없고 겸손하다. 골리앗을 먼저 물매로 쓰러뜨리고, 그의 칼을 취해서 찔러 죽이고, 마지막으로 확실히 그의 머리를 베어 예루살렘에 올 때까지 그 머리를 손에 들고 있다. 그가 승리로 얻는 전리품인 골리앗의 갑주는 자신의 집에 보관해 둔다. 그리고 사울이 그에게 출신배경을 물을 때 그는 겸손하게 자신을 '주의 종'이라고 말한다.
골리앗의 머리는 꽤 무거웠을텐데 예루살렘까지 다른 사람에게 들고 오게하지 않고 자신이 계속해서 들고 있다. 아마도 예루살렘에 가져와서 도성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승리하심'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머리는 도성으로 가져왔지만, 반면에 그 갑주는 자신의 장막에 놓는다. 이것은 기드온이 행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기드온은 전쟁의 승리 후에 금 에봇을 만들어 시험거리가 되게 했다. "기드온이 그 금으로 에봇 하나를 만들어 자기의 성읍 오브라에 두었더니 온 이스라엘이 그것을 음란하게 위하므로 그것이 기드온과 그의 집에 올무가 되니라 (삿 8:27) " 하지만 다윗은 자신의 합법적인 전리물을 취하면서도 그것을 자신만의 처소인 곳에 감춤으로 사람들의 칭송을 구하려 하지 않는다. 마치 그의 승리는 하나님의 도움으로 말미암은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것처럼 매사에 덤덤한 자세다.
반면에 사울은 이 다크호스의 출신 배경이 자못 궁금하다. 계속해서 누구 아들, 어느 집 출신이냐를 묻는다. 바울이 베들레헴 이새라고 대답했을 때 사울은 아마 실망했을 것 같다. '베들레헴 지방 출신? 이새? 못 들어본 이름이군...' 다윗이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을 의지했을 때 사울의 그 숨겨진 마음에는 왕권을 확립하기 위해 여러 연줄을 만들려는 모습에 안쓰럽다. 이미 왕좌를 소유한 사울과 자신은 어리고 아무런 출신 배경이 없다는 다윗의 모습이 왜 이리 갈리는 지 모르겠다. 이것을 보면 삶의 가치나 컬리티가 사회적 위치나 권력 혹은 물질의 많고 적음에 달린 것이 아닌 것임을 본다. 그 삶 속에 하나님의 임재하심이 있는가가 유일한 척도이다. 만유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소유한 이가 만유를 소유한 이이다. 그러한 실재가 내 안에 있는가 확인하는 하루가 되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