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셋의 공통점은 모두 '사'자로 끝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모두 다른 '사'자를 사용한다. 목사의 사는 가르치다는 뜻, 즉 교사의 '사'를 쓰고 (의사도 같음), 검사의 '사'는 '일 사'자 이고(집사와 같음), 박사의 사는 선비 '사'자이다(변호사도 같음).

한글로 같은 '사'자이지만 목사의 사를 '선비 사'나 '일 사'로 쓰면 뜻이 아주 이상하게 되어 버린다. 영어에서 목사의 사를 선비 사로 만든 단어가 있다. 바로 reverend 이다. 하지만 목사가 pastor에서 reverend 로 바뀌고 나서 직분이 아닌 계급으로 바뀌어 버린다.

신약성경에서 목사를 언급한 것은 단 한번 (엡 4:11, 개정)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이다. 여기서 헬라어는 '목사'를 따로 언급하지 않고 원래 '목사와 교사'로 해석하게 된다. 즉 '목'과 '사'라는 것이다 (pastor-teacher).

보통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으면 목사라고 불리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목사는 '목'과 '사'를 하는 사람이다. 즉 믿는 이들을 목양하고 (양을 치고) 가르치는 사람이다. 물론 원하기는 하지만 기회를 얻지 못하는 목사님들도 계시지만, 목회를 하는 분들이 '목'과 '사'의 일을 넘어서 다른 것들을 하기 원하고 다른 것들에 마음을 둔다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 본다. (이 말은 목사는 안수받고 나면 목회일만 해야지 소위 세속 직업을 가지면 안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목사의 일은 사실 광범위 할 수 있다. 전에는 염을 하는 것도 목사가 도맡아 했다고 하니 양을 치고 가르치는 일 외의 일도 한 셈이다. 하지만 그런 일을 한다고 사람들이 뭐라고 하지도 않고 오히려 모범을 보여 '가르치는' 일을 한 것이다.

크리스천이라는 말이 주님을 믿는 이들 자신이 자신을 가리켜 말한 것이 아닌 것 처럼, pastor가 reverend가 되고자 하면 다른 이들이 불러줘야 한다. 내가 나 자신에게 나는 Reverend 아무개요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주여, 이 시대에 많은 충성된 목사들을 보내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