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자신이 참 포도나무라고 말씀하십니다.

왜 주님은 자신을 ‘무화과 나무’ 혹은 ‘올리브 나무’라고 하지 않으시고 ‘포도나무’라고 하셨을까요?  열매 때문이라고 한다면 무화과도 올리브도 아주 요긴한 열매이기 때문에 열매가 그 이유가 될 순 없을 것입니다.  우리 말 ‘포도나무’는 바른 이해를 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 보통 ‘나무’라고 하면 굵은 몸통이 있고 그 위에 많은 가지와 잎, 그리고 끝에 열매가 달린 그림을 연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포도나무’는 ‘나무’라기 보다는 ‘넝쿨’입니다. ‘나무’는 몸통과 줄기와 가지의 구분이 분명하지만 ‘넝쿨’은 구분히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열매가 맺히는 것으로 가지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믿는 이들은 주님과 붙어있게 될 때 ‘축복의 통로’가 아니라 ‘주님의 뻗어나감’이 됩니다.  그래서 자연에서 발견되는 포도나무 (혹은 포도넝쿨)의 모습은 영적으로 ‘참된’ 포도넝쿨이신 주님과 교회의 모습을 잘 나타내 줍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15:2에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반드시 포도넝쿨이신 주님께 붙어 있어야 가능하지만, 주님께 붙어만 있다고 가지들이 다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 답은 뒷 부분에 나오는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 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 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즉 ‘깨끗하’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것인데, 이 ‘깨끗하게’라는 단어는 ‘청소하다’ 혹은 ‘필요없는 가지를 잘라내다’ 즉 ‘가지치다’는 뜻입니다.  우리 삶에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는데 방해되는 요소를 계속해서 쳐내지 않으면 ‘주님께 붙어있는다’ 할지라도 열매를 맺기 힘들고 결국 주님과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믿는 이들이 넝쿨이신 주님으로부터 생명을 공급받아 맺게 되는 열매는 무엇일까요?  하나님은 사랑 즉 아가페로 정의되셨기 때문에 아가페이신 하나님께서 맺으시는 열매는 단 하나 ‘아가페’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아가페’라는 단어는 비밀스러운 단어이기 때문에 그 뜻이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하나님이 비밀이시듯 이 아가페도 비밀입니다.  그래서 갈 5:22-23에는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라고 말씀하는데, ‘성령의 열매들’이 아니라 ‘성령의 열매’ 즉 단수 입니다.  하나님이신 성령이 맺게 하시는 열매는 역시 단 하나 ‘아가페’인데, 이 아가페는 8가지의 모습 즉 팔방이 있고 그것은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 라는 것 입니다.

열매를 맺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이 둘이 같은 것입니다.  하나는 ‘주님 안에 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새 계명을 지키는 것’ 즉 서로 사랑하는 것 입니다.  그런데 그 어느 하나도 우리의 힘과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의 이름 안에서 구합니다.

어릴적 어느날 갑자기 가정예배 시간에 아버지께서 "오늘부터 기도끝날 때에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끝낸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전에는 한국 교회는 물론 미국 교회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로 기도를 맺는 문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맺는 것이 과연 성경에서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라’는 것을 말하는 걸까요?  사실 원어에도 영어에도 ‘내 이름으로’가 아니라 ‘내 이름 안에서’로 되어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뭐든 예수의 이름을 빙자해서 백지수표에 사인하면 다 들어준다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내가 ‘예수의 이름 안에’ 있어야 함을 말씀합니다.  그래서 ‘나의 뜻과 계획’을 먼저 세워놓고 하나님께 달라고 때쓰는 것이 아니라, 먼저 ‘주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삶을 거기에 맞춰야합니다.  그것이 ‘내 이름 안에서’ 이고 그래야 무엇이든 주님의 뜻 안에서 구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주님, 주님의 새 계명은 율법같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히 ‘서로 사랑하라’ 임을 압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나의 힘과 노력으로는 되지 않는 것도 고백합니다.  주님께 붙어있어야 하고 또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내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함을 압니다.  주님의 그 공급하시는 힘과 생명으로 내 삶에서 아가페를 맺게 하시고 주님의 이름 안에서 온전히 구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