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절 - 짐승과 거짓 선지자는 처음으로 불못에 던져지는 '영광?'을 얻어서 이제 세상에 없다. 이제 남은 것은 용이다. 이 용을 잡기 위해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오는데 손에 무저갱의 자물쇠와 큰 사슬을 가졌다. 이 '열쇠'로 번역한 단어는 잠근다는 의미가 강한, 하지만 때에 따라 열쇠도 되는 단어이며, 한국어 번역의 '쇠사실'은 원어에는 쇠라는 말은 없다. 사슬은 물론 쇠로 많이 만들었지만 그 외에도 노끈으로 만든 것도 있다. 결박한다는 뜻으로 그냥 '사슬'이다. 용이 쇠로 만든 사슬에 묶일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2절 - 용을 잡는 것은 주님이 잡으실 필요가 없다. 그냥 생김새가 그리 특별하지도 않고 힘도 별로 세지도 않아 보이는 천사 혹은 메신저가 용을 잡는다. 여기서 힘과 권세의 차이를 본다. 용은 힘은 있을지 몰라도 권세는 이제 더이상 부리지 못하고 하나의 천사에게도 굴복할 수 밖에 없는 지위를 잃고 타락한 존재다.

용은 그 정체에 따라 이름이 몇 개 있는데 먼저 옛 뱀 즉 창세기에서 아담과 하와를 미혹케하여 죄를 짓게 만든 원인으로서는 옛 뱀이다. 이 '옛'이라는 단어는 '창세'라는 단어와 비슷한 것으로 '시간 전'의 의미가 있다. 용 혹은 사탄의 역사는 매우 길다. 둘째로 마귀라는 이름은 '속이는 자, 고소하는 자, 비방하는 자, 대적하는 자' 등의 뜻으로 헬라어이며, 같은 의미에서 '사탄'은 히브리어 (혹은 약간 변형된 아람어)이다.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사단아 내 뒤로 물러가라 (마 16:23)"라고 말씀하실 때 베드로 자체가 사탄이라는 뜻이 아니라 그가 말한 것은 주님의 뜻을 대적한다는 의미이다. 이런 면에서 주님을 대적한다면 우리들도 사탄이 될 수 있다. 물론 이 용은 바로 '그' 사탄이다.

용을 잡아 천 년 동안 결박한다.

3절 - 무저갱에 던져 넣어 잠그고 인봉하는데, 이 '잠그다'라는 단어가 1절의 '열쇠'와 같은 어원이다. 잠그고 인봉까지 해서 천 년 동안 꼼짝 못하게 하는데 용이 없는 세상은 미혹하는 자가 없으므로 천 년 동안은 만국이 태평성대를 갖는다. 하지만 천 년 후에 잠간 다시 용이 놓이게 된다. 그 이유는 뒤에 나온다.

4절 - 하늘의 하나님의 보좌는 단수지만 여기에는 3인칭 복수인 존재들이 앉은 다수의 보좌들이 있다. 그들에게 심판이 (권세가) 주어지는데, '예수의 증거와 하나님의 로고스 때문에 목 베임을 당한 자들의 혼들과' 그리고 '누구든지 짐승이나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않고 그들의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 않은 자들'이 살아서 그리스도와 함께 천 년 동안 왕으로 다스린다. 이들은 분명 목에 베어 죽은 자들인데 살았다는 말은 부활했다는 말이다. 이번 장의 기록에 의하면 시간적으로 마귀가 무저갱에 잡히고 난 후 이러한 일이다. 마귀가 천 년 동안 결박된 기간 동안에는 신실한 그리스도인들과 짐승이나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않고 표를 받지 않은 이들은 공의의 심판으로 생명의 부활을 얻는다. (요 5:29)

그런데 사실 이 구절의 문제는 '천 년'이라는 문구이다. 많은 교단에서 무천년설을 주장하는데, 계시록에서 시간의 개념이 매우 난해하기 때문일텐데, 천 년이 정말 문자 그대로 지금 달력대로 천 년인가 아니면 인류 역사의 많은 부분인가, 혹은 주님 오시고 난 후 재림까지를 말씀하는가 등의 해석이 난무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모든 신실한 믿는 이들 즉 부활한 믿는 이들은 바로 이 '천 년' 동안 주님과 함께 왕으로서 다스린다. 이런 '다스리는' 문제까지 영적으로 해석해서 영적으로 혹은 말씀으로 다스린다는둥 혹은 서로 섬김으로 다스린다는둥 해석하면 정말 다스리시는 그리스도의 왕권에 의미가 없어진다. 이 말은 문자 그대로 온 세상을 이 땅에서 정치적으로 다스린다는 말로 해석해야 한다. 즉 짧은 삶에서 예수의 증거와 하나님 말씀 때문에 목숨을 잃은 이들에게는 '영원한 천국' 이전에 이 땅에서 천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리스도와 함께 이 땅을 다스리는 상급이 주어진다. 마치 달란트 비유나 므나의 비유에서 그 상급이 남긴 달란트나 므나의 수와 같은 고을의 수 즉 다섯 혹은 열 도시 (혹은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같이 신실한 주의 종들은 이 땅에서 나라들을 친히 다스리는 영광을 얻는다. 그 때는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니라 하늘의 왕정으로 돌아가며, 그들은 생명의 부활을 얻은 이들이기 때문에 천 년 동안 다스릴 수 있다.

5절 - 그래서 그들의 부활이 바로 첫째 부활인데, 그들과는 반대로 그 외의 모든 죽은 이들은 천 년이 지나갈 때까지 그냥 계속해서 죽어 있다.

6절 - 이 첫째 부활에 참여하는 자들은 행복하고 거룩한데 (개역에는 없음) 둘째 사망 즉 앞으로 나올 영원한 저주가 그들에 대해 권세가 없고 그들은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제사장이 되어 천 년 동안 그리스도와 함께 왕으로 다스리기 때문이다. 왕과 제사장의 직분을 동시에 갖추어서 하나님을 대표하며 하나님의 능력과 권한을 이 땅에 행사하는 이들이 바로 이 첫째 부활에 참여하는 자들이다.

주님, 잠간 주를 위해 참고 인내하면 천 년의 영광이 있고 영생을 얻지 못하는 이가 없음을 배웁니다. 이러한 말씀이 나에게 생명이 되게 하소서. 이 안에서 고난 중에도 기뻐할 수 있음을 보고, 환난 중에도 즐거워할 수 있음을 봅니다. 잠시 동안의 안위를 위해 그리스도를 부인하지 않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