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씀의 죽은 파리에 대한 해석을 보니 ‘죽은 파리 한 마리’라고 되어있지만 말씀을 잘 보면 한 마리가 아니라 ‘죽은 파리들’임을 알 수 있다.  즉 한 마리 가지고 전체 향기름이 못쓰게 되진 않는다.  하지만 워낙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도 여럿이 꼬여들면 원래 향기있는 것도 변하게 하고 그 본질을 변질시킬만 한 힘을 갖게 된다. 

그런데 궁금해 지는 것은 왜 파리들이 향기름에 꼬였을까?  원래 파리들은 악취나는 것들을 더 좋아하지 않나?  원어를 살펴보니 ‘향기름’은 רקֵ ח 라는 단어와 기름을 뜻하는 שֶׁ מֶ ן 라는 단어가 함께 있는 것인데, 앞의 단어가 ‘제조했다’는 뜻이 있다.  즉 그냥 냄새만 나는 기름이 아니라 의료를 목적으로도 하는 특별한 기름이다.  아마도 거기에 있는 화학 성분이 파리들이 꼬이게 만들고 또 죽게 만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죽은 파리들을 모아서 향기름에 섞지 않은 이상 이유없이 많은 파리들이 거기에 죽어있지는 않을테니.  뚜겅을 잘 덮어놔야 하는데 그냥 열어 놓은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향기름은 우리를 고치고 살리는 힘을 갖고 또 좋은 내음을 발산하는 그리스도의 어떠함을 나타낸다.  그 분은 향기로운 제물로서(엡 5:2) 우리를 구하시고 살리시며, 우리를 또한 그리스도의 향기 (고후 2:15)가 되게 한다.  그런데 이 향기가 발하기 시작하면 동시에 파리들도 꼬인다.  마치 기도하지 않으면 별 일이 없더라도 기도하기 시작하면 원수들이 바빠지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조금씩 꼬이는 파리들이지만 그때 그때 해결하지 않으면 내 삶 속에 그리스도의 향기는 사라지고 악취가 나게 된다.  결국 그리스도가 아닌 내 모습이 드러난다.

이렇게 악취가 나기 시작할 때 필요한 것이 철연장이다.  원어에는 그냥 ‘철’이라고 해서 그 것이 도끼도 될 수 있고 칼도 될 수 있겠지만, 아무튼 철 연장은 찍거나 베어버리는 도구이다.  즉 내 삶 속에서 악취를 풍기기 시작하는 것은 도려내야 한다. 갈아서 날이 선 칼로 도려내야 한다.  그 날을 세우는 것이 바로 지혜이다. 

주님, 내 안에서 수술을 시작하소서.  내 혼을 가르시고, 내 생각을 가르시고 부패하고 암적인 것들을 도려내소서.  내 속에서 희미해지고 무디어진 말씀이 이제 좌우에 날 선 검처럼 날이 서서 역사하소서.  내 삶을 내어놓고 나를 내어 드리니 주님 수술을 시작하소서.  죽은 파리들을 걷어 내시고 오직 살리시는 주님의 향기만 남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