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당시는 국민학교) 2학년 쯤 당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엉터리 속담 풀이’라는 것이 있었다.  예를 들어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를 ‘백짓장을 맞들면 찢어진다’  라고 풀이 한다든가 ‘달리는 말에 채찍질 한다’를  ‘조심해라 말이 화낸다’ 라고 한다든가,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를 ‘젊어 고생은 늙어 신경통이다’ 등 여러가지 우스갯 소리로 풀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말되는 것이 많았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도 ‘박명수 어록’이라고 해서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늦은 것이다’라는 말도 있는데, 다른 관점에서 보면 틀린 말은 아니고 오히려 때를 놓치지 말라는 교훈이 될 수 있으니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것은 아니다.

 

전도서의 많은 부분은 삶에 대해 염세적인 생각으로 가득차게 한다.  도무지 희망도 없고 보람도 없고 부조리와 불의가 가득한 세상을 말하며, 상식적으로 용납이 되지 않는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도 그에 대해 아무도 용기 내어 말하는 이들이 없거나, 혹 있다해도 따르는 이들이 없거나 후에는 잊혀져서 기억되는 일이 없는 상황을 묘사하며, 도무지 왜 우리가 이 땅에 살고 있는지 그 해답에 대해 돌고 도는 말만 되풀이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적어도 오늘 말씀은 ‘하나님’이라는 말이 되풀이 되어 나온다.  희망이 비춘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지만 많은 부분은 하나님이 직접 말씀하신 것이 아니고 사건과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며, 더우기 마귀 혹은 사탄의 말도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말씀을 읽을 때 소위 ‘진짜 하나님 말씀’ 만을 골라 읽거나 복음서의 ‘빨간 줄 처진’ 예수님의 말씀 만을 골라 읽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믿는 이들은 부정적인 말씀 안에서도 주님의 역사하심과 인도하심 그리고 임재하심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부조리 가득한 우리의 삶 가운데서도 상대적 그리고 절대적인 희망을 읽어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천국을 사모한다.  그리고 이미 오신 천국을 누리며, 동시에 아직 오지 않은 천국을 소망한다.   부조리가 가득한 세상에서 살지만, 주님의 주권 (dominion) 이 미치는 왕의 지경이 바로 왕국 kingdom (king’s dominion)이다.  내가 왕의 다스림 안에 있을 때 ‘평안을 누리’게 된다.  “…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요 16:33)”고 하신 말씀처럼, 믿는 이들은 세상의 부조리에 더해 환난까지 당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너무 편하고 행복하면 오히려 내 믿음 생활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주님의 승리를 경험할 자격이 있게 된다.

 

주님, 주님의 다스림 안에 들어가는 것은 다만 우선 주 앞에 엎드리는 것임을 고백합니다.  주님이 나와 나의 가정을 다스리시옵소서.  주님의 몸된 교회를 다스리소서.  진리 안에서 승리함을 붙잡게 하소서.  다시 한번 엎드리오니 주님 다스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