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쓰던 갤럭시s3에서 아이폰으로 바꾸었다.  그런데 첫 스마트폰을 갤럭시로 택했던 나에게 아이폰은 몇 가지 점에서 불편했는데 그 중 가장 많이 쓰던 ‘백버튼’이 없다는 점이 최악이었다.  Swipe를 해서 뒤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그것조차 안되는 것들도 많았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그러한 점이 애플의 잘못이 아니라 프로그램 개발자의 잘못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이폰을 삶과 비교해보니 삶에도 역시 백버튼이 없다.  한번 가면 그만이다.  그래도 다행히 삶은 적어도 뒤돌아볼 수는 있다. 

 

이제 2015년도 오늘이면 마지막이다.  물론 여러 종류의 달력이 있어서 다음 해로 넘어가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다.  회계년으로는 이제 중간쯤 온 것이고 학교력으로도 마찬가지다.  음력으로 따지면 아직 새해는 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좀 의미가 있는데,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한국교회에서는 송구영신 예배를 하고 새해를 다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해 이맘때는 ‘송구’하기 쉽지 않다.  이 보내는 해를 돌아보니 아쉬운 점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기 때문이다. 

 

오늘 말씀도 좀 끝맺음이 아쉽다.  끝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다.  뭔가 야고보가 좀 더 말을 하고 끝맺음을 했기를 기대하게 하는 문체다.  바로 오늘 이 2015년 마지막이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그의 맺음 역시 ‘교회’라는 말을 언급하며 성도간에 섬김과 서로 죄를 고하고 위해서 기도하며 죄인을 구원하라는 권유를 한다.  처음에는 ‘흩어진 열 두 지파’에게 편지한다고 시작했던 야고보가 이제 ‘교회’라는 말을 쓴다.  야고보에게 있어서 교회란 무슨 의미였을까.  교회가 유대인과 이방인들 가운데 주님 안으로 믿게 된 이들, 즉 '영광의 주'의 몸임을 알고 있었을까?  그렇다면 각 지역의 회당에 모였던 ‘흩어진 유대인들’에게 쓴 편지지만 이제 유대인의 정체성을 넘어서 ‘그리스도인’들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가진 이들에게 쓴 것이 된다. 

 

바로 이 점이 새해를 맞으며 도전되는 점이다.  새벽녁 잠결에 하나님께서 아쉬웠던 점을 말씀해 주시는 것 같다.  지구 반대편 선교는 가지만 아파트 옆집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실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어 드리지 못했던 것.  2015년에는 좀 더 기부를 많이 하기를 바랐지만 내 기준으로는 예상대로 되지 못했는데, 2016년에는 정말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즉 형제 자매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손과 발이 되기를 기도해 본다.

 

아이폰에는 백버튼이 없듯이 삶도 되돌이킬 수 없지만 뒤돌아 봄으로 다음에 나아가야 할 ‘페이지’를 알 수 있다.  이 새로운 페이지는 다름 아닌 ‘교회’ 즉 ‘우리 교회’나 특정 교파가 아닌, 바로 내 옆에 살고 있는 그리스도의 몸 안으로 들어와 지체가 된 형제 자매들이다. 

 

주님, 주의 몸된 교회가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 몸의 지체로서 서로 연결되고 주님 공급하심을 통해 성장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