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씀을 읽으며 과연 이 말씀이 지금 시대에 맞는 말씀일까, 아내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게 하는 말씀은 아닐까 의심이 갔다. 이런 ‘현숙’한 여인이 과연 있기나 한 걸까?
전에 추신수 아내의 내조 얘기를 들으며 감동했다. 요즘 시대처럼 사람을 가진 재물로 평가하는 때에 남편을 전적으로 믿고 계속해서 용기를 줬던 그의 아내의 얘기를 읽으면서 정말 아내는 남편을 성공하게 하는 힘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잠언 말씀도 현숙한 아내에 대한 말씀이 나오는데, 남자로서 잘못 읽으면 아내에게 ‘당신은 이렇게 해야해’ 라고 요구하거나 혹은 ‘당신은 왜 이렇게 못해?’ 라고 할 수 있지만, 이 말씀은 ‘현숙한 여인’에 대해 하는 것이지, 남편들에게 아내를 핀잔하라고 하는 말씀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30절에서는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며 현실적으로 부지런하고 지혜로운 것의 근본은 ‘여호와를 경외함’에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하나 하나 열거한 것을 보면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매일 말씀을 읽고 기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아내가 해야 할 일 들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하는 것으로 나타남을 말씀하고 있다.
보통 ‘믿음이 좋다’라고 얘기하면 나쁜 짓 하지 않고 종교 생활 열심히 하는 것으로 이해할 때가 많다. 이러한 것은 풀타임 사역하는 사람에게는 맞을지 몰라도 그렇지 않은 일반 신자들이 취해야할 모습은 아니다. 이 현숙한 여인은:
- 먼저 부지런히 손으로 일한다 (13절). 입으로 혹은 머리로도 일할 수 있지만 손으로 일하는 것은 단지 자신만이 아니라 가족에게 본을 보인다.
- 왜 먼데서 양식을 가져올까? 아마도 ‘상인의 배와 같다’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먼데서 양식을 사면 싸기 때문일 것 같다. 식비를 아끼려고 먼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즉 매사에 절약한다.
- 새벽 부터 일어나서 식사 준비를 하고 종들에게 시키기만 하지 않고 그 종들에게 할 일을 정해 준다. 이것은 매니저의 일로서 부지런하게 본을 보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말로만 해서 열심히 할 종들은 없기 때문이다.
- 재산을 불리기도 하는데, 남의 돈을 가지고 장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번 것으로 투자한다. 돈의 귀함을 안다.
- 여자라고 청순가련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처녀때까지이고 결혼한 후에는 아내 그리고 어머니라는 직책이 부어지기 때문에 모든 것에서 억척스럽게 힘을 낸다.
- 매사에 부지런함으로 가족을 위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가난하고 궁핍한 자들도 도와준다.
- 미리 준비하며 가족들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귀하게 대할 줄 안다. 희생만하며 자신을 관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귀한 모습도 잃지 않는다.
- 이러한 모든 것으로 그의 남편도 높아진다는 것처럼 읽혀지는데, 아무튼 남편도 귀한 자리에 앉는다.
- 삶 속에서 보이는 본과 더불어 삶의 지혜도 가르친다. 등등이다.
그런데 이러한 아내를 얻는 것은 남편이다. 외모만 보고 부지런하지 않은 여인을 구하는 남자가 결혼 후에 아내가 변하기를 바라는 것은 불공평하다. 아내가 여호와를 경외하기 전에 먼저 남편이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어차피 현숙한 아내를 얻는 것, 혹은 현숙한 아내를 만드는 것은 현숙한 남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