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씀은 귀에 익은 구절도 많고 재미있는 부분도 있다.  특히 마지막 절 ‘미련한 자를 곡물과 함께 절구에 넣고 공이로 찧을지라도 그의 미련은 벗겨지지 아니하느니라’는 정말 웃픈 내용이다.  아.. 미련한 자에게는 희망이 없다.  하나님을 부러 외면하는 자를 절구에 넣고 빻아도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  믿음은 선물이다…

 

재미있는 구절이 많지만 8절 ‘고향을 떠나 유리하는 사람은 보금자리를 떠나 떠도는 새와 같으니라’는 말씀에 관심이 간다.  옛날이야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고향이 되어서 평생 다른 곳을 가보지도 못한 이들이 태반이었지만 요즘은 북한처럼 폐쇄국가 아닌 이상 수시로 이동한다.  특히 일자리를 자주 옮기는 미국 같은 경우에는 타주로 옮기는 일도 잦다.  그래서 ‘고향’이라는 말은 퇴색되어진다.

 

자기의 고향이 어디인지 잘 모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고향에 대한 어떤 노스탤지어를 가질 수 있는데, 아마도 시간적으로 비교적 오래 머물었던 곳이나 혹은 좋은 인연을 쌓은 곳이 고향이 되어 마음에 남아 후에 추억이 되기 때문일 것 같다.  어려서부터 이사를 자주했지만 그래도 국민학교 1학년부터 5학년까지 살았던 불광동이 나에게는 마음의 고향이다.  아니, 고향이었다.  그런데 몇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다시 가보니 옛 모습은 모두 사라지고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것을 보았다.  어릴 때 다니던 구비구비 정겨운 골목들과 조그마한 상점들은 이제 찾아볼 수 없고 아예 마을 자체가 없어져 버렸다.  물론 학교와 그 앞 길은 아직 조금 남아있지만 그 외에는 모두 사라졌다.  고향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그래서 알게 된 것은 원래 불광동은 나의 고향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나의 돌아갈 고향, 본향은 오직 하나님 나라이다.  새 예루살렘이다.  아마도 이것을 일깨워 주시려고 거기를 방문하게 하셨나보다.  동시에 주님이 인도하심으로 내가 가는 모든 곳이 나에게는 고향이 된다.  내가 밟는 땅은 거룩한 성지이고 하나님 나라이기 때문이다.  지난 달 키르기스스탄에 방문했을 때에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앞으로 방문하게 될, 또 혹시 이주하여 살게 될 그곳도 나에게는 고향이 될 것이다.  언제쯤일지는 모르겠지만…

 

주님, 가인이 주님의 임재를 떠나서 유리했을 때에는 목적없이 죄 가운데 방황한 것이었지만, 주께서 나를 살리시고 삶의 의미를 주신 이상 내가 가는 모든 곳은 하나님 나라가 됨을 믿습니다.  오늘 나를 두신 이곳이 나의 고향이고 또 하나님 나라이고 거룩한 땅임을 알게 하시고 거기에 합당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