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함을 갖지 못하면 화가 나고 문제가 생기고 부러지는 사고가 날 수 있다. 몸도 그렇지만 생각이나 마음도 유연함이 필요하다. 구약 5대 시가서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 중 하나인 잠언은 다른 시가서도 그렇지만 시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히브리 시가서의 특색이다. 하지만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있기 때문에 시가서임을 알아챌 수 있다. 특히 계속적인 대조와 비교가 되풀이 되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는데 매 구절 마다 그런 경향이 있다. 동시에 각 구절은 서로 연결되지 않을 때가 많다.
성경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잠언 역시 원래는 장절이 없었기 때문에 크게 8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오늘 말씀인 21장은 10장-22:16 구간의 ‘솔로몬의 잠언’ 중에 포함된다. 그래서 21장이라고 해서 뭔가 새로운 주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솔로몬 자신의 여러 잠언들은 모아 놓은 것의 연속이다.
1절에서는 ‘물의 줄기들 같이 왕의 마음은 여호와의 수중에 있다. 모든 것에서 여호와가 그 뜻하시는 대로 (방향을) 틀어 주신다’ 라고 말씀하는데, 한강처럼 큰 강은 마치 물이 곧게 흐르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만, 세상 그 어느 시내나 강들도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면 곧게 흐르는 것은 없다. 지형에 따라 굽이 흐르며 방향을 바꾼다. 솔로몬은 자신이 왕이며 자신의 마음이 여호와의 손 안에 있지만, 삶에서 형통한다는 것이 어떤 지속적으로 동일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의 인도하심대로 그의 삶 가운데서 항상 변화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인간은 뭐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것을 좋아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인생 가운데 변화를 주시기 좋아하신다. 그래서 주님도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 (요 3:8)”고 말씀하시며 삶이라는 것 자체, 특히 성령으로 난 사람은 그 뜻대로 주관적인 삶을 사는 것보다 항상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굽이 굽이 경로를 바꾸는 삶임을 말씀한다.
물론 이것은 직업을 바꾼다거나 이사를 자주한다거나 등의 뜻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도 자신의 뜻과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삶보다는 주님의 인도하심과 말씀하심에 귀를 기울이고, 어떤 변화가 오던지 거기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순종하는 자세로 사는 것을 말씀하는 것 같다.
그래서 삶에 좀 여유가 필요하다. 조급하게 사는 것 (5절)은 무언가 조금 더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궁핍함에 이른다고 말한다. 아.. 나이가 좀 들어서인지 전 보다는 마음이 좀 더 여유로와진 것 같지만 아직도 조급함이 내 안에 있다. 특히 운전할 때 그렇다… 물 흐르듯 바람 불듯 조금 더 여유로운, 주님과 함께 안식하는 그런 삶이 필요하다. 크리스천의 삶은 바득바득 조그만 이익을 놓고 다투는 삶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 화평한 삶 아닌가…
주님, 주께서 내 마음에 계실 때 안정이 있고 여유가 있습니다. 주님을 떠날 때 내 마음은 불안하고 양심에 불이 켜집니다. 성령으로 난 사람으로 사는 삶의 모습을 오늘 발견하게 하소서.
* 8절에 ‘죄를 크게 범한 자의 길은 심히 구부러지고 깨끗한 자의 길은 곧으니라’의 번역에는 조금 문제가 있다. 물론 ‘곧은 것’은 좋은 것이지만 원어의 뜻은 ‘죄인의 길은 이상하지만 착한 사람의 행위는 옳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