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고전 13:13에서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고 말씀하는데, 오늘 데살로니가 전서에 이 세가지가 다시 나온다.  즉 3절에 “너희의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소망의 인내를 우리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끊임없이 기억함이니”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고전 13장에서 믿음 소망 사랑이 매우 추상적이고 아름다운 것으로 묘사된 것에 비해, 3절에서는 구체적으로 이 믿음 소망 사랑이 무엇인지 정의한다.

보통 소유격을 나타내는 of 혹은 헬라어 tes는 한 면으로는 동격을 나타내기도 한다.  즉 ‘믿음의 역사’라는 말은 곧 ‘역사라는 믿음’을 뜻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축도에서 많이 쓰이는 고후 13:13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는 구절 역시 주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은혜로 체험되신 분이고, 하나님 아버지는 ‘아가페’라는 신비스러운 분이시고, 성령님은 우리 안에 교통하시는 분이심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3절 말씀을 다시 보면 역사는 곧 믿음이요, 믿음이 있으면 역사가 있고, 수고하는 것이 바로 사랑한다는 증거이며, 사랑한다면 곧 수고한다는 것이고, 인내는 소망에 대한 증거이고, 소망이 있기에 인내할 수 있음을 말씀한다.  이러한 분명한 증거가 있는 데살로니가 교회는 7절에서 ‘마게도냐와 아가야에 있는 모든 믿는 자의 본이 되었다’.   이 교회에 대해 바울은 아무런 말이 필요 없는 그렇게 귀하고 아름다운 교회였다.  즉 이 믿음 사랑,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3절의 ‘믿음의 역사’는 원어로 ‘에르구 테스 피스테오스’인데 이 ‘역사’의 뜻인 ‘ergou’는 야고보서 2장에서 계속 등장하는 ‘행함’이라는 단어와 동일한 단어이다.  즉 ‘믿음의 행함’, 다시 말해 ‘행함이라는 믿음’이다.  로마서 1:17에는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라고 말씀하는데, ‘믿음으로 믿음에’라는 부분이 매우 흥미롭다.  여러 주석에서는 객관적인 것에서 주관적인 것으로, 혹은 작은 믿음에서 큰 믿음으로, 일반적인 믿음 자체에서 더욱 구체적인 믿음으로 등등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오늘 말씀으로 보면 또 한면으로 ‘입으로 시인하는 믿음’에서 ‘행하는 믿음’으로 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사랑의 수고’ 라는 부분 역시 사랑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어떤 좋은 감정이나 따뜻한 말 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사랑의 진정한 얼굴은 ‘고생’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자식을 위해 수고나 고생을 하지 않는다면 뭔가 문제가 많은 사랑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반드시 수고와 고생을 동반하게 되어 있다.  이 ‘수고’라는 단어의 원어인 ‘코포스’는 ‘때림, 슬픔으로 가슴을 침, 노역’ 등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사랑’의 모습과는 매우 다르다.  데살로니가 성도들은 서로를 향해 또 세상에 대해 사랑을 하며 그 모습이 마치 자식이 잘못될 때 슬픔으로 가슴을 치며 마음 아파하는 그 것과 같았다.

또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소망의 인내’ 역시 같은 모습인데, 10절에는 이 소망이 예수 그리스도시고 ‘그의 아들이 하늘로부터 강림하실 것을 너희가 어떻게 기다리는지를 말하니 이는 장래의 노하심에서 우리를 건지시는 예수시니라’고 말씀한다.  소망의 다른 모습이 바로 인내인데, 인내 ‘후포모네스’는 ‘후포’와 ‘메노’의 합성어로 ‘밑’과 ‘기다리다’ 즉 ‘밑에서 기다린다’ ‘지체하다’의 뜻이다.  다른 이들이 모두 세상적으로 잘 나가는 것 처럼 보이는데 주 예수 그리스도를 소망하며 기다리는 것은 그 인내함으로 지체하는 것이다.  다시 오심이 늦어진다고 방탕하게 사는 것은 인내함이 아니고 소망의 증거가 아니다.  “지혜는 자기의 모든 자녀로 인하여 옳다 함을 얻느니라 (눅 7:35)”  혹은 “지혜는 그 행한 일로 인하여 옳다 함을 얻느니라 (마 11:19)”는 말씀처럼 소망은 인내함으로 그 증거를 보인다.

주님, 믿음 소망 사랑이 구체적으로 나의 삶에 어떻게 나타나야 하는지 보여주심을 감사합니다.  행하는 믿음, 인내하는 소망, 그리고 자원하여 고생하는 사랑의 열매가 오늘 내 삶 속에 있게 하여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