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가끔 숨은 그림 찾기를 했다.  잘은 못했던 것 같지만 숨었던 몇 개의 그림을 찾을 때면 신기해 하곤 했던 것 같다.  어떻게 그렇게 잘 숨어 있었던지…

 

오늘 말씀에 하나님은 참 답답하신 것 같다.  하신 말씀을 하고 또 하신다.  안식일, 율례, 규례 등 같은 말씀을 계속 되풀이 하신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마음은 이해할 것 같지만 또 한 면으로는 도대체 왜 그러실까 라는 생각도 든다.  아마도 이 말씀을 들었던 이스라엘 장로들 몇은 속으로 ‘아니, 전에 아버지 죄로 아들이 심판받지 않는다면서요?’ 라고 불만을 품었을지도 모르겠다.  너무도 오랜 옛날 광야적 이야기를 아직도 하고 계시니 말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들어보니 그 옛날 불순종하던 광야의 무리들과 지금 말씀을 듣고 있는 이스라엘 장로들, 그리고 나 자신 모두가 크게 다를 바 없음을 느낀다.  하나님은 지금 옛적 광야에서 불순종하던 무리들에 대해서만 말씀하고 계시는 것이 아니고, 또 당시 바벨론 압재 밑에서도 부지런히 거역하고 우상 숭배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에 대해서만도 아니고,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나에게도 말씀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 자신도 여러 상황에서 내 속에 숨겨진 우상들과 세상적인 가치관, 그리고 십자가를 지지 않고 일을 쉽게 해보려는 인본주의적인 의도들이 마치 숨은 그림처럼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것을 순간 순간 대면하고 경악하고 실망한다. 그리고 주님을 더 붙잡으려 한다...

 

오늘 말씀 전체적인 내용은 심판과 멸망을 말씀하시는 것 처럼 들리지만, 잘 살펴 보면 30개의 구절 가운데 약 9개 구절 정도 만이 부정적인 것이고, 그 외에는 전에 하셨던 말씀을 상기시키시는 내용들이다.  더구나 숨은 그림 처럼 숨어 있는 하나님의 의도는 노예의 삶을 살았던 ‘애굽 땅에서 나와서’ ‘삶을 얻을 내 율례를 주며 내 규례를 알게 하였고’ ‘그들을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 ‘안식일을 주어’ ‘표징을 삼았노라’ ‘젖과 꿀이 흐르는 땅 모든 땅 중의 아름다운 곳으로 그들을 인도’ ‘아주 없이 하지 아니하였노라’ ‘그들을 인도하여 들였더니’ 등 이러한 구절들은 모두 사랑의 언약이고 축복의 말씀이다.

 

특히 ‘삶을 얻을 나의 율례’가 세번이나 나오면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도 하나님의 백성에게, 우리에게, 또 나에게 생명 주시기를 원하시는 분이심을 깨닫는다.  예레미야 29:11에는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을 주려하는 생각이라’ 그리고 요한복음 10:10에는 ‘도적이 오는 것은 도적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고 선포하시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하신 뜻은 사망과 심판이 아니라 풍성한 생명과 평안임을 말씀하신다.  오늘 말씀 전체적으로는 하나님의 꾸짖음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의 풍성한 사랑과 우리를 살리시는 생명이 여기 저기 숨어 있음을 본다. 

 

주님, 주님은 진노 중에라도 긍휼을 잊지 않으시는 분이심을 믿습니다.  아니, 오히려 생명을 얻고 더 풍성히 얻기 원하시는 분이심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주의 백성의 정체성을 가지고 사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생명이 오늘 풍성히 공급되시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