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씀 1-5절 말씀은 보증을 서지 말라는 내용이지만 그 보다는 ‘네 입의 말로’ 라는 부분에 더 눈길이 간다. 구두 계약이 요즘에는 효력이 별로 없지만 고대에는 말로 한 것은 꼭 지켜야 했다. 그래서 증인이 필요했고 보증인이 필요했다. 한번 내뱉은 말은 나를 ‘얽히게’ 하고 또 ‘잡히게’ 할 수 있어서, 취소하기 위해서는 ‘겸손히 이웃에게 간구’하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나를 낮추는 수모를 겪으며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한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네 눈을 잠들게 하지 말며 눈꺼풀을 감기게 하지 말고 노루가 사냥꾼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새가 그물 치는 자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스스로 구원’해야 하는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잡힌 노루가 사냥꾼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새가 그물 치는 자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은 얼마나 힘든가… 법적인 사건에 연류되면 잠을 못자고 피와 살이 마르는 시간들을 보내야 한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취소하기 쉽지 않고 그 위력이 이렇게 세다.
하나님은 말씀 (로고스) 이신데, 말씀은 말한다 (레마, speak). 그런데 같은 기능과 위력을 인간에게도 주셨다. 학생 때 호모로쿠엔스라는 단어를 배우며 인간은 말을 할 수 있는 지적 존재라고 배웠는데, 다른 생명체와 구별하는 인간의 유일한 능력이다. 물론 몇 몇 동물들도 서로가 소통하는 방법이 있지만 인간의 언어체계처럼 뛰어난 소통을 하는 존재는 없다. 하나님은 과연 인간을 당신의 형상과 모양대로 인간을 만드신거다.
말씀 몇 구절이 생각난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가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마 5:22)’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니 (마 12:36)’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약 3:2)’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 (약 3:6)’
아… 주님의 말씀에 의하면 난 지옥행이다. 심판 날에 심문을 피할 수 없다. 야고보서에 의하면 정말 나는 곳곳에 불지르고 다닌다… 왜 이러나? 마 15:18에는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고 말씀한다. 역시 마음의 문제다. 다시 마음을 지켜야 함을 본다. 주께서 주신 새로운 마음으로 돌아가도록,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로 부터 말이 나오도록 내 마음을 지켜야 한다.
주님, 뚫린 입이라고 정말 얼마나 내 마음대로 내 멋대로 지껄이는지요.. ㅠㅠ 주님께서 내 안에 또 내 곁에 계시는 것을 얼마나 잊는지요… 그 심판의 날에 분명 심문을 당할 것인데 아무렇지 않게 남을 헐뜯고 비판하고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 거짓말하고 나를 비굴하게 옹호하고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 내 마음이 주님을 잠시 떠나있는 때 조차도 내 의지로는 혀를 제어해야겠는데요.. 주님, 정신 차리고 정말 온 힘과 정성을 다해서 내가 하는 말, 내 혀를 제어해서 실수가 없게 하소서. 축복과 사랑의 말을 하도록 주의 복주심과 사랑의 말씀에 귀기울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