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말씀에서 시민권과 하나님의 식구에 대해 말한 바울은 오늘도 계속해서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이라는 단어를 쓰며 가정에 대해 말한다. ‘경륜 (經綸)’은 ‘오이코스노모스’ 라는 헬라어를 번역한 것인데, 오이코스+노모스의 합성어로 집+법 즉 하나님의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전반적인 일들과 그에 대한 법과 과정을 말하고 있다. (이 단어는 영어의 economy 즉 경제학이라는 단어의 어근이 되었다.) 하나님은 동일하시지만 그 분의 일하심은 시대에 따라 다른데, 이 전 시대에는 사람들에게 이 비밀이 허락되지 않았지만, 이제 영 안에서 그의 거룩한 사도들과 선지자들에게 드러나게 되었다.
이 경륜의 핵심 내용은 세 가지 인데, 첫 째 ‘영 안에서 (5절)’ 이고, 둘째 이방인(6절),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 (6절)’ 이다. 원래는 이방인들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에 대해 전혀 상관없이 보였는데, 사실은 영원 전부터 하나님께서 계획하고 계셨음을 선포한다 (9절, 11절). 이스라엘에게 약속했던 소위 ‘잘먹고 잘사는’ 복보다 더욱 뛰어난 복이 이제 은혜 시대에 이방인들에게 나타나서 영 안에서 이루어지는 비밀을 보여준다. 그래서 복음은 단지 지옥 신세 면하고 천당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상속자가 되고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여하는 자가 됨이 (6절)’다.
이 ‘경륜’이라는 말은 킹제임스에서는 dispensation 이라는 단어로 번역됐는데, 즉 무언가를 나눠주고 베풂, 혹은 배급의 뜻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이 은혜 시대에 하나님의 경륜은 우리의 구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각 사람에게 영 안에서 나누어 주는 (share) 것 임을 알 수 있다. 즉 이것은 그리스도의 인격이신 그의 말씀을 서로 나누는 것이다. 이러한 나눔이 있을 때 ‘하늘에 있는 통치자들과 권세들’은 ‘하나님의 각종 지혜를 알’ 수 있다 (10절). 하나님의 경륜이 막힐 때, 그 생명의 흐름이 차단될 때, 교회가 여러 가지 문제에 접하게 되고 타락하여 하나님의 각종 지혜를 나타내기 힘들다. 교회는 정사와 권세를 부끄럽게 하는 목적이 있는데, 오히려 세상에서도 조롱거리가 된다면 얼마나 슬픈일인가… 바울처럼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을 나눠주는 주의 종들이 많이 필요하다.
주님, 오늘 이 시대에 주님의 은혜의 경륜을 따라 하나님의 선물을 나누어 주는 충성된 주의 일꾼들을 보내소서. 이 비밀이 무엇인지 그 놀라움이 어떠한지 저희로 더욱 깊이 알고 경험하고 나누게 하소서.
‘경륜’의 사전적 의미: ①어떤 포부(抱負)를 가지고 일을 조직(組織)하고 계획(計劃)하는 것 ②또는, 그러한 포부(抱負) ③천하(天下)를 다스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