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의 참된 의미와 주의 만찬 (눅 22:14-23)

14절의 '때'는 '카이로스'나 '크로노스'가 아닌 'ora'로 '시간'을 의미한다. 유월절 그 시간이 왔다. '앉으사'로 번역된 ἀναπίπτω는 유대인들이 식사할 때 약간 옆으로 기대어 앉는 것을 말하는데, 그 유명한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상을 놓고 의자에 둘러 앉은 것으로 그렸지만 그것은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 카메라 앵글을 위해 설정한 것 처럼 다분히 설정된 그림이고, 원래는 둥글게 모여서 약간 기대어 누워 식사를 했다.

15절의 '원하고 원하였노라'는 오래 전 큐티 나눔에서 나눴던 것 처럼 원어로 '에피뚜미아 에피뚜메사'인데, 이것은 '정욕'을 의미하는 매우 강한 열망을 의미한다. 주님께서는 가끔 '진실로 진실로 (아멘 아멘)'이라는 말씀을 하셨지만 이렇게 '에피뚜미아'라는 말과 '에피뚜메오'를 연거푸 쓰신 적은 없었다. 이 유월절 이전에도 적어도 세번은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보내셨을텐데 바로 '이 유월(절)'을 그리도 기다리고 갈망하셨다 (16절 '이 유월절'로 번역된 부분은 원어로 그냥 'auto 그것 it'이다). 그런데 이 유월절만이 아니라 '너희와 함께'도 있는 것을 보면 이번 유월절은 무언가 특별한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16절은 원어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고 있는데 하나님의 왕국안에서 이것이 이루어지기까지는 내가 더 이상 이것으로부터 먹지 아니하기 때문이다'정도로 되어 있다. 보통 '아니하리라'로 번역되어 미래형으로 이해하지만 15-16절의 모든 동사는 '내가 말하고 있다'를 제외하고 전부 아오리스트로 되어 있다. 신약을 검색해 보면 복음서 후에 행 12:4, 고전 5:7 그리고 히 11:28 외에는 이 '유월(절)'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데, 주님께서는 진정한 유월절의 어린 양으로 모든 것을 이루셨기에 더 이상 유월절이 필요 없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15절은 과거 그 많고 많은 유월절 등 중에 특히 '이 유월절' 즉 자신의 죽으심으로 모든 죄가 사해짐을 바라고 바라셨던 것이고 그에 따라 16절은 '하나님의 왕국 안에서 그 진정한 유월 즉 주님의 단번에 죽으심을 이루심으로 이제는 더 이상 '유월(절)의 음식'을 먹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17절은 잔을 가지고 그들에게 '이것을 받아서 너희들에게 서로 나누라'고 말씀하시는데 18절은 16절과 마찬가지로 '말하다'를 제외하고 모두 아오리스트 시제이다. 그래서 '내가 너희에게 말하고 있는데 하나님의 왕국이 오기까지 내가 더 이상 포도나무의 소산으로부터 마시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정도가 되겠다. '하나님의 왕국은 임했'다고 마 12:28, 눅 11:20에 기록하는데, 여기의 시제 역시 아오리스트 시제 직접형으로 과거를 의미하지만, 아오리스트 시제 자체가 시간을 초월한 개념이다. 그래서 16, 18절의 '하나님 왕국'이 '이루다' 혹은 '오다'는 모두 이미 온, 하지만 동시에 아직은 오지 않은, 즉 주님의 죽으심으로 더 이상 유월절이 필요 없다는 말씀을 의미한다고 본다.

'유월(절)' 음식은 양고기와 후에 따르는 무교절의 누룩 없는 빵인데, 흥미롭게도 포도주는 발효 식품이지만 유월절에 반드시 요구되었고, 유월절 음식을 먹으며 4번에 걸쳐 마신다고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Passover). 그래서 20절에도 같은 단어 '잔'이 등장한다. ('감사드리다 εὐχαριστέω'라는 말이 17절과 19절에는 나오지만 20절의 잔을 말씀할 때에는 나오지 않고 식사 후에 그 '언약의 잔'을 설명하시는 내용인데, 'hosautos (그와 같이)'라는 말이 있어서 여기에서도 감사를 하셨을 수도 있다).

이러한 기록을 보며 소위 '주의 만찬'은 그냥 조그만 포도즙 잔에 빵조가리 하나를 먹는 것이 아니라, 정말 풍성한 '만찬'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포도주'가 아니라 '포도즙'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의 주장이 틀렸음도 알 수 있다). 이 주의 만찬에 대해 바울은 고전 11:24-25에 다시 설명하는데, '나를 기억함으로 이를 행하고 있으라'는 명령이 두번 나오고 특히 25절은 '마실 때 마다 ὁσάκις' 즉 가능한 자주 행할 것을 명하신다.

고난 주간과 더불어 당시 겹쳤던 유월절이 다가오는데, 진정한 유월(절의 어린 양)이신 그리스도로 인해 이제는 '하나님의 왕국'이 오셨고 또 이루셨다. 이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주님의 살을 먹고 또 피를 마시며 그 새 언약의 잔을 나눈다.

주여, 주의 만찬을 갈망합니다. 주의 몸을 세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