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혹 하나, 듣는 것이면 족하다 (렘 7:16-28)
주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은 그 둘 사이에 맺은 영원한 약속이고, 이는 기본적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여호와 하나님만을 따르며 경배함으로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후에는 율법이 주어졌는데, 매우 자세하게 정리된 율법에는 많은 내용이 있고 특히 제사에 대한 말씀이 레위기와 신명기에 기록되어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를 행해야 했다. 하지만 22절은 '사실은 내가 너희 조상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날에 번제나 희생에 대하여 말하지 아니하며 명령하지 아니하고' 라고 말씀하며 그 모든 제사 기반 사항들은 애굽 땅에서 나올 때 주어진 것이 아니라 단지 어린양의 희생 제물 즉 유월절에 대한 명령만 있었다. 번제나 희생제물에 관한 것은 그 후 광야에서 받았다. 무엇이든 '시작' 혹은 '원래'가 중요한데, 이러한 시작이나 원래가 잘 지켜지지 않아 추가적인 것들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23절은 원래 주님께서 원하셨던 것 즉 '오직 내가 이것을 그들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내 목소리를 들으라 그리하면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겠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되리라 너희는 내가 명령한 모든 길로 걸어가라 그리하면 복을 받으리라 하였으나' 라고 말씀하신다. '들으라'로 번역된 말은 그 유명한 '이스라엘아 들으라 (샤마 이스라엘, 신 6:4 9:1 등등)'의 '샤마'인데, 이 단어는 구약에서 무려 1160번이나 나온다. 7장에도 이 단어를 어원으로 갖는 말이 8번 나오는데, 오늘 말씀 구간에만 5번 나온다.
신약에도 '듣다'라는 말에 연관해서 마리아의 예가 있다. 눅 10:39는 '그에게 마리아라 하는 동생이 있어 주의 발치에 앉아 그의 말씀을 듣더니' 라고 하는데, 정작 주님을 영접하고 섬기기에 분주했던 이는 마르다였지만 주님께서는 그녀에게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41-42절)'고 말씀하신다. '한 가지'로 번역된 말의 원어는 'ὀλίγος'로 '다소, 몇 개, 작은' 등을 의미해서 마 15:34 '생선 두어 마리'이라는 말에도 쓰였다. 아마도 '몇 가지만 하든지 한 가지' 라고 번역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주님을 섬기는데 있어서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눅 10:42는 원어를 기반으로 '그러나 약간 (올리고스) 정도만 필요하다 그리고 마리아는 좋은 부분을 선택했다 이는 그녀로부터 가져감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정도로 번역될 수 있다. 주님께서는 우리들이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등의 헌신 이전에 그의 말씀 듣기를 원하신다. 들을 때 믿음이 생기며 관계가 회복되고 두터워지며 기꺼이 우리 몸을 드릴 헌신이 나온다.
주님, 우리에게 많은 것이 아니라 약간 혹 하나를 요구하심을 봅니다. 이 약간의 것도 우리는 하기 싫어하고 어려워 하지만 모든 일을 행하거나 분주하기 이전에 먼저 주님께 와서 들을 수 있기 원합니다. 충분히 주의 말씀을 경청하며 주님의 힘과 생명을 받아들이기 원합니다. 오늘도 주의 종들과 백성들 가운데 말씀하시고 우리로 주의 영광을 위해 살 수 있도록 역사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