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 주의, 종교로서의 우상 (렘 10:1-11)
오늘 말씀은 '우상'을 언급하는데, 보통 우상이라고 하면 금속이나 나무 혹은 돌로 만든 어떤 형상을 말하고 연상하게 되지만, 우상의 원래 근본은 오히려 그 보이지 않는 면에 숨어 있다. 2절에도 '여러나라의 길' '하늘의 징조' 등을 먼저 언급하시며 그러한 것들을 배우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 것을 명하신다. 3절 역시 '여러 나라의 풍습'을 말씀하고 '삼림에서 벤 나무요 기술공의 두 손의 도끼로 만든 것이라' 그리고 4절에 가서야 '은과 금'이 나온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우상은 항상 참되신 하나님과 비슷하게, 즉 하나님을 대신하려 (헬라어로 anti 즉 대적 혹은 대신) 하는데, 그래서 9절은 '기술공과 은장색의 손으로 만들었고 청색 자색 옷을 입었나니 이는 정교한 솜씨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출애굽기 여러 곳에서 성막을 지을 때 '청색 자색 홍색'을 언급하는데, 우상 역시 색색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지고 옷 입혀지지만, '홍색'이 빠졌다. '가늘게 꼰 베 실' 역시 없다. 우상은 하나님을 빙자해 만들어지지만 5절 말씀처럼 '..둥근 기둥 같아서 말도 못하며 걸어다니지도 못하므로 사람이 메어야 하느니라 그것이 그들에게 화를 주거나 복을 주지 못'한다. 더우기 우상에 피를 의미하는 '홍색'이 빠진 것은 그리스도의 희생제물 되심, 그 대가를 지불하셨음이 빠진 것인데, 이러한 것은 전혀 효과가 없다 (히 9:22). 또 '가늘게 꼰 베 실'은 성령과 연합한 우리의 영 즉 하나님과 하나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상은 영이 아니기에 그럴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상은 매우 강하게 사람과 연합하는데, 바로 사람의 생각 혹은 인식 가운데 무섭게 뿌리를 내려 그 사람을 좌지우지한다. 이러한 인식은 '주의' 즉 공산주의 종교연합주의 다원주의 황금만능주의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나아가서는 종교가 된다. 기독교가 종교로 타락할 때 기독교는 하나님 없는 우상이 되어 버린다. 피흘리는 희생이 없어지고 성령과 연합하는 섬세함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우상은 나 자신이다. 하나님을 대적하여 높아지려는 것이고, 내 안의 죄성이며, 나의 옛 자아이다. 내가 만든 우상에 내가 절하는데, 내가 만들어온 인식과 그 안의 많은 '주의 (ism)'들이 참 하나님께 가는 길을 막아 버리고 종교로 대체된다.
11절은 흥미롭게도 '하늘들과 땅'에 대해 '만들다'로 기록하는데, 그 이유는 여호와 하나님이 아니라 다른 '신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만물을 창조하지도 만들지도 않은, 그 자신들이 피조물 혹은 인간의 창작물들이다.
주님, 주님 안에 굳건히 서기 원합니다. 주 안에 있음을 감사합니다. 주의 공동체를 세우시고 이기는 자들을 부르소서. 우리의 천연적인 인식과 사고와 종교를 버리고 오직 살아계신 주님과 연결되며 그 영과 연합된 저희들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