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라는 목적을 떠남 (렘 13:1-14)

10여년 전에 릭워렌 목사가 쓴 '목적이 이끄는 교회'라는 책이 출판되어 교계는 물론 미국 내 교계 밖에서까지 베스트 셀러가 되었었다. 이 책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내 기억으로는 성경의 핵심들을 잘 정리해 놓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 생각난다. 지금 읽으면 다를지 모르겠지만 내 기억으로는 꽤 괜찮았고 당시 사역하던 교회는 그 책을 모든 교인들에게 권유하며 그것으로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신앙생활에서 혹은 일반적인 삶에서 항상 '목적'이 먼저냐 혹은 '관계'가 먼저냐, '목적지향적'이냐 아니면 '관계지향적'이냐 등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크리스천의 목적은 그리스도를 닮는 것 즉 성화이며 이것은 결코 혼자 할 수 없는, 먼저 그 닮는 대상인 그리스도를 향하고 따르며, 동시에 신앙의 형제 자매들과 공동체를 이루며 교제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크리스천 삶의 목적은 하나님과 또한 이웃과의 친밀한 관계이다.

오늘 말씀 1절은 흥미로운데, 하나님께서 친히 '너는 가서 베 띠를 사서 네 허리에 띠고 물에 적시지 말라'는 매우 구체적인 명령을 하신다.  '베'가 삼베를 의미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럴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 바로 '물에 적시지 말라'는 명령에 있다. 베는 물에 적시면 질겨지는데, 물에 적시지 말고 유브라데 강가 바위 틈에 감추라 명하신다 (4절). 유브라데라는 거대한 강줄기가 있지만 그와는 떨어진 바위 틈은 물기가 없고 따라서 여러 날 후에 다시 명을 따라 가서 감춘 곳을 파 보니 '띠가 썩어서 쓸 수 없게 되었'다 (7절).

원래 띠는 허리에 띠기 위한 것인데, 썩으면 쓸 수 없다. 즉 썩음으로 인해 그 목적을 잃은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에 대해 '유다의 교만과 예루살렘의 큰 교만을 이같이 썩게 하리라 (9절)'고 말씀하시는데, 10절은 '이 악한 백성이 내 말 듣기를 거절하고'라 말씀하신다. 즉 그 후 '그 마음의 완악한 대로 행하며 다른 신들을 따라 그를 섬기며 그에게 절하니' 라는 것은 나타나는 현상 혹은 결과지만, 그 근본 원인은 원래 '내 말 듣기를 거절'한 것이다. 이것은 1절로 돌아가서 '물에 적시지 말라'는 명령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데, 성경에서 물은 생명과 사망이라는 판이한 극과 극의 의미를 문장에 따라 달리 갖는데, 여기에서는 바로 '하나님의 말씀'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 즉 인간의 '실존'은 '베 띠' 같아서 연약하고, 그 목적대로 쓰지 않고 땅에 묻을 때, 즉 하나님과의 교제 보다 세상에 묻혀 살면 썩어지는 반면, '물' 즉 하나님의 말씀으로 적셔질 때 단단해지고 질겨지며 그 원래 목적을 달성함을 보여준다.

사람은 본래부터 독립적인 인격체로 창조받았지만 동시에 상호 의존하도록 창조되었고 더우기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지음 받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생명과 성품으로 적셔지도록 온 만물 가운데 유일하게 '영'적인 존재로 창조 되었다. 이에 대해 창세기 1장은 말할 것도 없고, 슥 12:1은 '..여호와 곧 하늘을 펴시며 땅의 터를 세우시며 사람 안에 영을 지으신 이가 이르시되' 라고 분명히 기록하는데, 온 하늘들을 펴신 이유는 땅의 터를 세우시기 위함이고, 땅을 만드신 이유는 사람을 창조하셔서 거기에 살게 하심인데, 궁극적으로는 '사람 안에 영을 지으'셨다.  즉 하늘들과 땅 그리고 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근본 목적이 바로 영을 통해서 인간과 교제하시기 위함이다.

이러한 목적을 잃는 것이 바로 죄를 짓는 것인데, '죄'를 의미하는 헬라어 중 가장 많이 쓰인 '하마르티아'는 화살이 과녁을 빗나감을 의미한다는 것을 많이 들어서 알고 있다. 그래서 '회개' 역시 하나님께 돌아와서 그 분과 교제를 시작하는 것이고, 믿음 역시 그 결과는 순종 즉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최근에 '사람을 사랑하고 (그를 위해) 돈을 사용해야 한다. 그 반대는 결코 아니다' 라는 말을 들었는데, 즉 돈을 사랑하기 위해 사람을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복받고 잘먹고 잘살기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려 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먼저 우리와 친밀한 관계를 맺으심으로 모든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 당신을 우리로 누리기 원하신다.

주님, 그리스도 안에는 모든 보배합들이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 보배합들을 열어서 보배들을 보며 그 아름다움을 누리며 소유하게 하옵소서. 인간이 창조된 그 신비를 우리로 더 알게 하시고, 주님을 우리 안에 충만히 모시도록 우리를 정결케 하소서. 주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