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문제 (렘 17:1-11)

한국 방문 중 서울에 온지 이틀 째다. 나이가 드니 사람을 만난다는 것도 부담이 되고 그러다 보니 혼자 여행을 하게 되는데, 아마도 제일 재미 없는 일일 것이다. 이렇게 번화하고 발달되어 길마다 사람들이 넘쳐나는 서울이지만 마치 6절 '사람이 살지 않는 땅' 처럼 느껴진다. 오늘과 내일이면 키르기로 떠나는데, 이 남은 이틀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가장 현명할지 궁리 중이다.

오늘 말씀은 정말이지 기본 중에 기본을 다루는데, 요약하면 사람과 육신을 신뢰하면 저주를 받지만, 여호와를 의지하고 섬기면 복을 받을 것이라는 말씀이다. 인생이 하나님 아닌 동일한 피조물인 다른 인간을 의지하고 신뢰하는 이유가 바로 '마음'인데, '거짓되다'의 원어 '아코브'는 구약에 단 세번 나오는 단어이며 '속이다'를 의미한다. 사람들은 마음 혹은 느낌을 따르라 권유하지만 이 '마음'은 사실 우리를 속인다는 것이다. 이'마음'은 구약에 593번이나 등장하는 단어이고 그 의미가 매우 다양한데, '속 사람, 생각, 뜻, 마음' 등을 기본으로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고 그 중에 'self'즉 자기 자신을 의미할 때도 있다. 즉 이것은 하나님을 떠난 인생을 의미하며, 거기에서 모든 삶의 문제들이 야기된다.

문제는 오늘 본문에서는 마음이 심각한 문제라고 선언할 뿐, 그에 대해 어떻게 하라는 지침이 없다. 그런데 잠 4:23은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고 개역은 번역했다. 꽤 아쉬운 번역으로 마치 마음으로 부터 '생명' 즉 영원하고 좋은 어떤 것이 나오는 것 처럼 생각하게 하지만, 오늘 말씀한 '만물보다 심히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마음에서 생명이 샘 솟을 수는 없는 얘기다. 히브리어 원어도 그 해석이 사실 쉽지 않아 보이는데, 문맥상 분명 이 구절은 어떤 '좋은' 마음을 지키라는 의미라기 보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마음을 '붙잡아 두라'ㅎ혹은 '주의하여 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마음과 성령을 약속하셨고, 우리는 믿을 때 그 약속을 누릴 수 있다.

주님, 나도 잘 모르는 나의 마음을 의지하지 않고 오직 주님의 말씀을 의지하며 따를 수 있도록 주의 영이 인도하소서. 온전히 새롭게 된 마음을 약속하셨사오니 주의 마음을 소유하고 닮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