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들, 행함, 그리고 그 반석 (마 7:24-27)

(주한 미군에 복무를 하고 있는 큰 아들을 면회하러 키르기 방문 후에 잠간 한국을 방문 중인데, 나의 육신의 아버지도 함께 뵙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내일 주일 설교를 부탁 받으셔서 위 본문에 대해 저에게 헬라어 원어에는 어떻게 되어 있나 알아 보라고 말씀하셨기에 오늘은 위 구절을 묵상합니다.)

우선 주님께서는 마태복음 7장 전반부에서 '행함' 그리고 '열매'를 말씀하시다가 21절은 '내게, 주여, 주여, 하는 자가 다 하늘의 왕국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오직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킹제임스 흠정역)'고 말씀하시고, 23절은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고 말씀하십니다. 24절은 이러한 내용을 연결하며 '그러므로'로 시작하는데, 개역개정은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라고 되어 있지만 원어에서 주목해서 볼 것은 먼저 '나의 이 말'이 '이들 그 말들' 즉 복수로 되어 있다는 점은 물론이고, 우리 말에 없는 정관사가 '반석' 앞에, 즉 영어로 하면 'the'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관사는 반석이면 어떤 것이든 다 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반석'이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여기에는 주님께서 하셨던 말씀들을 듣고, 그것들을 '행하는' 것은 바로 '그 반석'에 자신의 집을 세우는 것으로 비유하고 있는데, 주님께서 앞서 '불법을 행하는 자들'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셨던 것과 대조해서, 무엇이든 우리의 행함과 노력이 주님의 인정을 받으려면 이 세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첫째로 어떤 철학이나 사상 혹은 그 외 다른 것들이 아니라 주님의 '이들 그 (정관사) 말씀들'을 듣고, 그대로 따라 행해야 하며, 바로 그러한 행위는 '그 반석'위에 자신의 집을 세우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고전 3:10-15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따라 내가 지혜로운 건축자와 같이 터를 닦아 두매 다른 이가 그 위에 세우나 그러나 각각 어떻게 그 위에 세울까를 조심할지니라. 이 닦아 둔 것 외에 능히 다른 터를 닦아 둘 자가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 만일 누구든지 금이나 은이나 보석이나 나무나 풀이나 짚으로 이 터 위에 세우면 각 사람의 공적이 나타날 터인데 그 날이 공적을 밝히리니 이는 불로 나타내고 그 불이 각 사람의 공적이 어떠한 것을 시험할 것임이라 만일 누구든지 그 위에 세운 공적이 그대로 있으면 상을 받고 누구든지 그 공적이 불타면 해를 받으리니 그러나 자신은 구원을 받되 불 가운데서 받은 것 같으리라'고 기록한 것과 연결됩니다. 여기에도 건축이 있고, 터가 있고, 남는 공적이 있음을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그 반석' 즉 헬라어로 '텐 페트란'이라는 구절이 마 16:18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는 구절에도 '테 페트라'로 동일하게 나온다는 것인데, 문법적으로 마7장은 목적격이고 16장은 '여격'으로 목적격과 비슷한 것입니다. 즉 여기에도 '그 반석'으로 되어 있는데, 보통 베드로의 신앙고백 위에 주님의 교회를 세운다는 것으로 해석하지만, 문자적으로는 바로 '그 반석' 즉 참된 터이신 주님 위에 교회를 세우실 것을 말씀합니다. 이 말을 하자마자 바로 실수하는 것은 물론 주님을 세번이나 부인하게 될 베드로의 신앙고백 따위로는 음부의 권세를 이길 수 없습니다. 죽고 부활하셔서 영원히 우리를 위한 대제사장 되신 참된 반석이신 그리스도라는 터에 교회가 세워집니다.

세상에는 많은 교회들이 있지만, 과연 진정으로 그리스도 위에 세워지는 교회는 얼마나 될까 반문해 봅니다. 하나님께서는 거룩하시기에 매우 배타적이십니다. 주님께 속하지 않은 것은 아름답거나 선하게 보이는 그 어떤 것들도 '불법'으로 여기십니다. 다만 주님께서 하신 '그 말씀들'을 들음과, 그들에 따른 행함과, 그리고 그러한 행함들이 궁극적으로 '그 반석'되신 그리스도 위에 하나씩 쌓일 때 비로소 주님께서 인정하십니다.

주님, 주의 거룩하신 말씀을 우리가 두려워하기 원합니다. 주의 엄중하신 말씀들을 듣고, 따라 행하기 원합니다. 우리 안에 말씀의 범위와 그 무게를 더하소서. 입술로만 하는 얄팍한 고백이 아니라, 행함과 희생이 따르는 참된 신앙의 고백을 드리기 원합니다. 오늘도 참된 반석, 그 반석이신 그리스도를 높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