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화목제물 되신 그리스도 (레 3장)
우선 3장에서 아쉬운 번역은 '기름'으로 앞서 2장의 '기름'은 oil 이지만 여기에서는 모두 동물 기름(fat)을 가리키는 말로 '지방'으로 번역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물론 원어에도 다른 말로 되어 있다.
'화목제'라는 말이 나오는데, 출 20:24에 처음 나오며 원어 구약에서는 87번 등장한다. 흥미로운 것은 오늘 레위기 3장을 시작으로 4장, 6, 7, 9, 10, 17, 19, 22, 23장 등 계속해서 나오며 4장부터는 '속죄제'와 함께 언급된다. 이 '화목제 (셸렘)'라는 말은 어원이 '샬렘'이며 이는 '샬롬 (평강)'의 어원이기도 하다. 그 원래 의미는 '온전함, 깨끗함, 좋음, 평화' 등인데, 부족함 없이 온전하고 깨끗해야 평화가 온다는 의미로 본다.
어제 나눔에서 원죄에 대한 해결함을 받아야 헌신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이러한 온전한 헌신 후에 평강이 온다. 신약에는 롬 5:1에 '그러므로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 그리고 골 1:20에는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심이라'고 말씀하며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하나님 사이의 화평을 온전히 이루심을 선포한다. 그리스도께서 그 십자가의 단 한번 죽으심으로 인류의 모든 원죄는 물론이고 모든 죄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셨기 때문에 주님을 통해 아버지께로 오는, 즉 헌신할 수 있고, 그럼으로 화평을 누릴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1장의 번제가 동물 전체를 온전히 다 태우는 것이었다면 (9절) 이 화목제는 지방을 위주로 떼어내어 불에 태운다는 점이다. 즉 그 외에 고기나 가죽 등은 남게 되는데, 제사장들을 위한 몫이 된다고 7장에서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화목을 위해서는 제물 전체가 아니라 단지 지방과 콩팥 등만 요구하시고, 이것들이 태워질 때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 그리고 '여호와께 드리는 음식 (11절)'이라고 한다. 이 '음식 lechem'이라는 말은 창세기 부터 많이 나오지만 '여호와께 드리는 음식'이라는 말은 여기에만 유일하게 나오며 다시 16절은 '화제로 드리는 음식이요' 라고 기록한다. 즉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지방'을 음식으로 삼으신다는 것인데, 매우 특이한 언급이다.
묵상해 보면, 지방은 섭취한 음식이 소화되어 에너지로 쓰이고 난 후 나머지 모두가 축적된 것이다. 즉 동물의 핵심으로 볼 수 있는데, 이 화목을 위해서는 이미 앞서 번제를 통해 온전히 드려짐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다 원하시지 않고 다만 그 핵심을 원하신다. 그 외의 것은 사람들을 위해, 즉 사람들 간의 화목 또한 위해 허락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엡 2:14에는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라고 기록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 화평을 가져오셨을 뿐만 아니라, 유대인들과 이방인들 즉 사람들 간에도 화평이 되셨다.
17절은 '너희는 기름 (지방)과 피를 먹지 말라 이는 너희의 모든 처소에서 너희 대대로 지킬 영원한 규례니라'고 기록하는데, 그래서 구약 전체에서 동물의 지방을 먹거나 피를 먹는 것은 저주 받은 것으로 묘사된다. 피는 제단이나 성소에 뿌려지거나 땅이 부어지고, 지방은 여호와를 위해 태워진다. 이 둘은 생명의 핵심을 의미하고 모든 생명은 여호와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주님, 이제 레위기 3장 밖에 오지 않았는데, 과거 정말이지 복잡하고 빈번한 제사가 요구되었던 것을 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러한 모든 제사가 완성되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편하게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가는 것에 더욱 힘쓸 수 있도록 인도하소서. 우리의 삶 속에서 계속해서 그리스도를 얻고 하나님 아버지께 오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