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같은 제사장으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우림들과 둠밈들 (레 8:1-9)

제사장 위임은 비밀스럽게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회중을 모아놓고 절차를 따라 이루어진다. 6절은 '물로 그들을 씻기고' 라고 기록하는데, 광야에서는 물을 얻기가 쉽지는 않았겠지만 성결을 위해서는 씻는 것이 필요하다. 아론과 그 아들들의 현재 마음이나 생각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우선 그들의 몸은 씻겨져야 한다. 마음 생각 혹 영은 육체에 영향을 미치지만, 육체를 정결하게 하는 것 역시 마음이나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

보통 우림은 둠밈과 함께 가지만 (출 28:30, 레 8:8, 신 33:8, 라 2:63, 느7:65) 그 순서가 '둠밈과 우림'으로 되기도 했고 (신 33:8), 단지 우림만 언급된 곳도 있다 (민 27:21, 삼상 28:6). 우림은 '불' 혹은 '불꽃'의 의미인 '우르 ur (갈대아 우르 uwr와는 다른 단어)'에서 유래한 단어이고 또 이 '우르'는 '빛'을 의미하는 '오르'에서 왔다. '불' 혹은 '화염' 등을 의미하는 단어가 꽤 있는데, 이 '우림'은 특별히 불에서 나오는 '빛'을 가리킨다.

둠밈의 의미는 '완전함' 혹은 '진실함'을 의미하는 '톰'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는데, 흥미롭게도 우림과 둠밈 모두 복수이다. 즉 우림 둠밈 각자 돌 하나씩이 가슴에 숨겨진 것이 아니라 우림들과 둠밈들 여러 돌들이 있었다. 하나씩이라면 마치 '예스'나 '노' 같이 확률 혹은 점 치는 것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이 둘의 의미가 '빛' 그리고 '완전'을 의미하고 또 복수의 돌이며, 때에 따라 우림만 있기도 했기 때문에 '예스 노' 혹은 '할까 말까'의 해석은 아닌 것 같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데 제사장으로서 그 앞에 놓인 것은 예스나 노 둘 중에 하나를 뽑는 것이 아니라, 빛과 완전함이라는 둘 모두 긍정적인 것들을 취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빛이시고 (요 8:12) 완전함이시며 (마 5:17, 히 6:2) 그 안에서 하나님의 약속은 얼마든지 예가 된다 (고후 1:20). 이러한 빛과 완전함 되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대답은 '예'에 대해서는 '예'라고, 그리고 '아니오'에 대해서는 '아니오'라고 하면 되는데 (마 5:37), 그것이 바로 제사장으로서의 판결이다.

그런데 이러한 제사장으로서 서기 위해서는 생명의 삶 해설처럼 '일반인'이 아니라 아론과 그 후손이어야 했으며, 위임식을 따라 세워지고, 특히 대제사장은 물로 씻은 후에 그에 맞는 의복, 에봇, 허리띠, 가슴패 그리고 내일 말씀에서 언급하는 터번(관)과 관유, 제물 등 여러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제 신약 시대에 믿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들은 거듭 남으로 새로운 존재들로 태어났고, 따라서 믿음으로 말미암는 말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으로 설 수 있는 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우리는 '내 모습 이대로'가 아니라 회개함으로 성령의 부으심을 받고, 우리 가슴에 우림들과 둠밈들 즉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소유해야 한다. 주의 말씀은 빛이시고 (시 119:105), 하나님의 도는 완전하시다 (삼하 22:31).

주님, 제사장의 어떠함이 점점 이 시대 성도들의 모습임을 봅니다. 우리 마음에 주의 말씀이 풍성하며, 우리 머리에는 여호와께 성결함이 새겨지게 하소서.